<앵커>
이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우리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를 해야 합니다. 혹시나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다면,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국제 유가 역시 크게 뛸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 내용은 박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가 사들인 원유 281.3만 배럴 가운데, 중동산은 201.2만 배럴로 71.5%에 달합니다.
수출 제제를 받는 이란을 제외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에서 주로 수입하는데, 중동산 수입 물량 가운데 약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야 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전체 원유 수입의 68% 가량이 막힐 수 있는 겁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민간 비축분을 포함해 총 206.9일 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고, 유사시 국제 공동 비축 계약 물량 등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해협이 봉쇄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130달러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배럴당 60달러대에서 머물던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는,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미 10% 넘게 올라 70달러대에서 움직이는 상황입니다.
당장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6주 만에 반등해, 서울 시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천737원을 넘어섰습니다.
[박석/직장인 : 지난주 대비 기름값이 한 100~200원 정도 올랐다는 느낌, 체감상 느껴지고, 올라도 어쩔 수 없이 넣어야 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우려가 되는 건 사실이죠.]
국제유가 상승은 석유화학이나 운송업계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의 비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제조업 비용은 평균 0.67% 증가하고, 수출은 평균 0.32%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김태환/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 : 지금은 너무 다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예컨대 급등했을 때 어떻게 할 거냐, 이런 각각의 포인트마다의 대비책들을.]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등 숱한 중동 위기에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막은 적은 없습니다.
정치적 메시지나 협상 카드 용도로 봉쇄 결의를 사용했지만, 정부와 산업계는 혹시 모를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김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