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필하모닉 플루티스트 손유빈
1842년 창단돼 18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 악단인 미국 뉴욕 필하모닉이 11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합니다.
오는 26일 아트센터인천과 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이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과 교향곡 3번 '영웅'입니다.
뉴욕 필하모닉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지휘자 에사페카 살로넨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음악감독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무대에 오릅니다.
무대에는 한국인 최초의 뉴욕 필하모닉 관악기 정단원인 플루티스트 손유빈(40)도 함께합니다.
"에사페카 살로넨의 스타일은 스포츠카를 운전하듯 굉장히 박력 있고 유연하게 곡을 이끌어가는 느낌이어서 저도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관객들도 충분히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손유빈은 오늘(23일) 공연 기획사 마스트미디어를 통해 이번 공연에서 살로넨의 지휘로 연주할 베토벤 교향곡 3번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은 굉장히 따뜻한 분위기"라며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대화를 주고받는 듯한 음악적인 요소가 많아 듣기에도 굉장히 편안하고 좋으실 거라 생각한다"고 감상 요소를 이야기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은 28일 예술의전당 무대에선 프랑스 작곡가들의 곡인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 드뷔시의 '바다',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을 들려줍니다.

서울에서 태어난 손유빈은 미국의 커티스 음악원, 예일대 음대, 맨해튼 음대를 거쳐 뉴 헤이븐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모스틀리 모차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다가 2012년 11월 뉴욕 필하모닉에 합류했습니다.
그는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로 유명한 작곡가 고(故) 손석우의 손녀입니다.
손유빈은 최근 오케스트라 단원 오디션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을 떠올리면서 아직도 뉴욕 필하모닉의 일원이 된 게 실감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관악기의 경우 35년 동안 계시던 분이 은퇴하면서 생긴 자리라, 35년 만에 나온 기회였어요. 제가 당시 뉴욕에 학생으로 있었는데, 그 시기에 자리가 난 것도 신기했고 몇백 명이 지원하는데 세 번의 오디션을 통과해 들어왔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손유빈은 11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하게 돼 감격스럽다며 오케스트라 내에서도 기대감이 큰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첫 한국 공연은 11년 전이었고,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거든요. 그때는 제가 입단한지 얼마 안 된 새 멤버여서 정신도 없었고 분위기도 지금과는 조금 달랐어요. 이번에는 조금 더 중견 멤버로서 참여하게 돼 더 자랑스럽고 감회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그는 "특히 젊은 멤버들은 이미 맛집도 알아보고 있고 가족들도 많이 동참하는 거로 알고 있다"며 "멤버들 사이에서도 '한국은 왜 이제야 가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의 최고경영자(CEO) 마티아스 타르노폴스키도 마스트미디어를 통해 내한을 앞둔 기대감을 전했습니다.
타르노폴스키는 "아름다운 음악을 한국 관객 여러분께 선물처럼 드리고 싶다"며 "한국 관객은 11년 만에 저희의 연주를 듣게 되는 만큼, 뉴욕 필하모닉의 아름다운 사운드와 깊이 있는 감정 표현, 탁월한 연주 기량, 인상적인 해석이 기억 속에 남게 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는 뉴욕 필하모닉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관련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욕 필하모닉은 3년 전 새로운 상주공연장으로 데이비드 게펜 홀을 마련했고 내년 9월부터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음악감독을 맡습니다.
타르노폴스키는 "단원들은 가능한 한 관객에게 음악의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열정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그 점이 뉴욕 필하모닉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며 "저희의 미래는 이러한 강력한 음악적 기반 위에 세워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New York Philharmonic, 마스트미디어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