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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구장에 나타난 이민단속반…"잠시 정차" 해명에도 논란

미 국토안보부가 LA다저스 측의 게시물에 반박하며 올린 엑스 글(사진=미 국토안보부(@DHSgov) X 게시물 캡처, 연합뉴스)
▲ 미 국토안보부가 LA다저스 측의 게시물에 반박하며 올린 엑스 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단속과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함께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팀인 LA다저스 홈구장 주변에서 단속 요원들이 목격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LA다저스 구단 측은 현지시간 19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오늘 아침,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이 다저스타디움에 와서 주차장 진입 허가를 요구했다"며 "그들은 입장이 거부됐다. 오늘 밤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지 매체들을 통해 다저스타디움 현장에 연방 요원들이 있다는 보도가 확산하면서 팬들은 이날 저녁 경기가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했고,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대 일부가 경기장 앞에 몰려들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 국토안보부는 엑스 계정에 다저스 구단의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이것은 다저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관세국경보호청 소속 차량들이 어떤 작전이나 법 집행과 관련 없이 스타디움 주차장에 아주 잠시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관세국경보호청은 요원들이 차량 고장으로 인해 주차장에 머물게 된 것으로 해명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LA에서 지난 6일부터 이어진 불법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로 인해 국토안보부는 산하 기관인 관세국경보호청 요원들을 LA 일대에 대거 투입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당국의 해명에도 이민 단속과 관련된 기관 요원들이 경기장 주차장에 머무른 이유에 대해 미심쩍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저스타디움은 시내에서 상당한 거리가 있는 외곽의 언덕 위에 있는 데다, 주차장은 일반 도로에서 진입로를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도달할 수 있는 구조여서 경기 관람 외에 다른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면 접근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CNN은 이날 나타난 다저스 구단과 이민 당국 간의 갈등이 이 지역의 이민 단속을 둘러싼 긴장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짚었습니다.

다저스 팬층의 다수를 차지하는 라틴계 이민자들은 구단 측이 팬들을 더 보호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다저스타디움에서는 라틴 팝 가수인 네자(Nezza)가 경기 시작 전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로 미 국가를 부른 일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이를 만류하는 다저스 관계자의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라틴계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에 다저스 구단은 "해당 공연에 대해 불이익을 주거나 퇴장을 요구한 적은 없다. 네자를 다시 구장에 초대할 의향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런 논란의 와중에 푸에르토리코 출신 다저스 선수 엔리케 에르난데스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미국의 이민자들을 지지하며 정부 단속에 반대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나는 여기서 태어나고 자라지 않았지만, 이 도시가 나를 일원으로 받아줬다"며 "나는 우리나라와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로 인해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썼습니다.

이어 "이곳은 내 두 번째 고향"이라며 "우리 커뮤니티가 침해당하고 학대받고 찢어지는 것을 보면서 참을 수 없다. 모든 사람은 존중받고 존엄하게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미 국토안보부(@DHSgov) X 게시물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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