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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화에 장기 손상되도록 맞았는데…학폭 심의 열리자

<앵커>

축구화를 신고 또래 학생을 폭행해서 한 달 동안 입원하게 했던 한 중학생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피해 학생 측은 조사를 맡은 교육청이 화해를 계속 강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KBC 신대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월 중순 체험활동 시간을 맞아 운동장에 나가 있던 중학교 2학년 A 군이 친구인 B 군에게 무차별 폭행당했습니다.

B 군은 축구화를 신은 발로 A 군의 배를 짓밟고 옆구리를 강하게 찼습니다.

축구화 신고 발길질하는 중학생

A 군은 장기가 손상돼 한 달 넘게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스포츠 강사는 폭행 장면을 직접 봤는데도, 고통에 몸부림치는 A 군을 3분 넘게 그대로 뒀습니다.

[A 군 아버지 : 기웃기웃 거리다가 결국에는 마지막에 한참 있다가 119에 신고를 한 것 같아요.]

이 강사는 뒤늦게 A 군을 부축해 옮기려 했고, A 군이 몸을 가누지 못하자 운동장 한복판에 홀로 남겨두기도 했습니다.

쓰러져 있는 A 군 곁으로 축구를 하는 동급생들이 뛰어다니는 아찔한 상황이 이어졌고, A 군은 폭행을 당한 지 18분이 지나서야 구급차에 올랐습니다.

[A 군 아버지 : 응급 처치를 순서에 맞게 하지도 않고 애를 갖다 질질 끌어서 운동장에서.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A 군의 아버지는 "학교 측은 교내 CCTV 영상을 뒤늦게 공개했고, 교육청은 학교폭력 심의 과정에 화해를 종용해 피해자의 아픔을 외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 군 아버지 : 사과했을 때 받아줄 수 있느냐는 내용을 서너 번 계속 고지를 해버리더라고요.]

교육청과 학교 측은 "스포츠 강사의 초기 대응은 미흡했지만, 학폭 심의 과정에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가해 학생이 상해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피해 학생 아버지는 학교폭력 심의 결과를 보고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염필호 KBC·장창건 KBC)

KBC 신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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