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북 진천에서 한 남성이 버스터미널에 있던 빈 시내버스에 올라타더니 그대로 버스를 몰고 나갔습니다. 그 남성은 운전면허도 없었는데, 10km 정도를 질주하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CJB 박언 기자입니다.
<기자>
시내버스 기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주변을 서성이던 한 남성이 운전석에 올라탑니다.
잠시 뒤, 아무렇지 않게 앞문을 닫고는 버스를 출발시킵니다.
이상한 낌새를 챈 기사들이 뒤늦게 달려가 멈춰 세워보려 하지만, 버스는 순식간에 터미널을 빠져나갑니다.
남성은 기어를 능숙하게 조작하며 도심 속 무법 질주를 시작합니다.
[시내버스 기사 : 그냥 막무가내로 이렇게 후진해서 나가는데 정문까지 제가 계속 따라가면서 세우라고 했는데 그냥 도주한 겁니다. 황당했죠. 놀랐죠, 엄청.]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추격에 나섰습니다.
5분 만에 버스를 발견하고 정차를 지시했지만,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도주를 이어갔습니다.
신호를 무시하고, 어린이보호구역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습니다.
10km가량을 달린 끝에 반대편에서 마주 오던 순찰차가 버스 앞을 가로막으며 추격전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남성은 버스에서 끝까지 내리지 않았고, 경찰은 결국 삼단봉으로 유리창을 깨고 5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A 씨는 무면허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시내버스는 수동 운전이라서 다루기 힘든데요.
A 씨는 과거에 대형 면허를 취득했다가 자격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범행 이유에 대해선 "충동적으로 시작했지만, 도중에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올랐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A 씨에게 절도와 무면허운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근혁 CJB, 화면제공 : 충북경찰청)
CJB 박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