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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 육즙 터지는 그 맛…프라이드 치킨의 탄생 [스프]

[스프카세] (글 : 김한송 셰프)

치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바삭하고 육즙 가득한 프라이드 치킨을 한입 베어무는 순간 만큼 만족스러운 건 드물다. 미국에서는 커다란 버킷에 담긴 프라이드 치킨을 다양한 사이드와 함께 즐기거나 갓 구워 낸 와플에 프라이드 치킨과 꿀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빵 속에 튀겨낸 치킨을 넣은 치킨 샌드위치까지, 프라이드 치킨은 미국 전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다.

미국에서 프라이드 치킨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미국 남부 음식문화의 상징, 흑인의 유산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미국에서 프라이드 치킨의 시작은 버지니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1634년 탐험가 토마스 영은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을 방문했는데, 그의 기록에는 '원주민의 식탁 위에는 돼지고기, 새끼 염소, 닭, 칠면조, 거위 등이 차려져 있었다'라고 되어 있다. 1700년대 버지니아 주지사 윌리엄 버드의 일기에도 '프라이드 치킨은 나의 애정하는 음식'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1828년 출간된 미국 최초의 요리책 'The Virginia Housewife'에도 프라이드 치킨 레시피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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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 치킨은 미국 남부 흑인 여성들의 솜씨로 완성되었다. 노예제 시절 흑인 여성들은 남부 음식 전반을 담당했고, 해방 이후에도 그 요리 실력을 바탕으로 생계 수단을 마련하고 경제적 자립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프리카에서 미 남부로 건너온 흑인들은 백인들이 남긴 닭의 날개와 다리, 목으로 튀김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남부 지역에는 돼지기름(라드)를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이를 녹여 닭을 튀겨 프라이드 치킨을 만들었다. 이는 무더운 남부의 날씨를 견디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오븐에 닭 가슴살만 구워 먹던 백인들에게도 흑인들의 음식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미국 프라이드 치킨의 자존심 KFC
1930년 할랜드 샌더스는 켄터키주에 있는 작은 주유소를 인수하여 여행객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그는 그곳에서 남부식 프라이드 치킨 요리를 선보였는데, 1939년 압력솥을 활용한 프라이드 치킨 레시피를 개발하여 현재까지 KFC의 대표 레시피로 사용하고 있다. 이후 1952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첫 번째 프랜차이즈 매장을 오픈하였으며, 이때 현재의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라는 상호를 달게 된다.

특별했던 그의 치킨은 금세 소문이 났다. 1964년에는 미국과 캐나다에 60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게 되었고, 현재 전세계 3만 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중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샌더스는 그의 끊임없는 노력과 음식에 대한 철학에 감명받은 켄터키주로부터 명예대령 칭호를 부여받아 지금까지 '샌더스 대령'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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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키만큼 유명했던 '프라이드 치킨의 수도' 고든스빌
버지니아주 고든스빌은 1840년 루이자 철도의 개통으로 교통의 요지가 되었다. 이후 1862년 남북전쟁 당시, 이 지역의 기차역 인근에 군 병원이 세워지면서 수천 명의 병사들이 고든스빌을 거쳐 가게 되었다. 기차가 정차할 때마다 흑인 여성들은 머리에 바구니를 이고 프라이드 치킨을 비롯한 각종 음식들을 팔았고, 이내 튀긴 닭고기와 갓 구운 비스킷의 향기가 역 주변에 퍼졌다. 1869년, 작가 조지 W. 백비는 고든스빌을 '세계 최고의 프라이드 치킨 수도'라고 칭하기도 했다.
"우리는 흑인 노인과 아이들로 둘러싸여 있었고, 그들은 머리에 파이, 케이크, 치킨, 삶은 달걀, 딸기와 크림, 체리, 오렌지, 차, 커피, 샌드위치, 햄과 달걀 등을 담은 쟁반을 이고 판매하고 있었다."


치킨 너겟 : 미국식 간편 식사의 상징이 되기까지
2차 세계대전 중, 미국 정부는 붉은 고기(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병사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한다. 이에 따라 일반 가정에서는 단백질 공급원으로 닭고기를 사용하게 되었고, 이 시기와 맞물려 치킨 소비가 폭증했다.

코넬대학교의 로버트 C. 베이커 박사는 집에서도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닭고기 가공법을 개발했으며, 이는 훗날 우리가 알고 있는 치킨 너겟의 시초가 되었다. 그는 이 발명에 대해 특허를 신청하지 않았고, 이후 맥도날드가 '맥너겟'을 출시하면서 전 국민적인 인기 메뉴로 자리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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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인종 차별을 부추기는 인종차별적인 식단"
2023년 미국 뉴욕 외곽에 위치한 나약 중학교에서 '흑인 역사의 달' 첫날 급식으로 프라이드 치킨과 수박 등을 제공해 논란이 일었다. 이 메뉴들은 흑인을 희화화하거나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을 부추기는 식단으로 비판받아왔기 때문이다.

치킨은 '과거 목화 농장 지주들이 흑인 노예들에게 싼 맛에 제공한 음식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수박은 '흑인 저소득층이 즐겨 찾는 저렴한 과일'로 여겨져, '흑인은 수박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와 같은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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