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서술과 논술 시험에 인공지능 채점을 도입했습니다. 오는 7월부터 시스템을 개통하고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의 일부 과목에 대해 시범 실시합니다.
최호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양시의 한 중학교.
과학 선생님이 '포화수증기량'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면서 종이를 나눠주고, 서술형 질문을 해봅니다.
이 학교는 올해 처음 이런 서술 답안지에 대해 AI, 즉 인공지능 채점을 도입했습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종이 답안지를 PDF 파일로 일괄 스캔해 반 단위의 단일 파일을 만들고, 경기도 온라인수업 플랫폼 '하이러닝'에 업로드합니다.
인공지능은 30명 안팎의 답안지를 순식간에 채점합니다.
답안지를 분석해 "그래프를 부분적으로 이해했으나 논리적 연결이 부족하다" 등의 감점 이유도 알려줍니다.
선생님은 AI의 채점 내용을 참고해 직접 최종 점수를 줍니다.
[배성연/안양시 부림중학교 교사 : 한 학급이 30명 기준이라고 했을 때 AI가 채점하는 시간은 4~5분 걸렸거든요. 점수를 주는 것에 대한 근거가 마련이 돼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출제하고 채점할 때 부담이 훨씬 줄고….]
정확한 채점을 위해서는 사전에 선생님이 채점 기준을 구체적으로 입력해야 하고, 학생들도 그에 맞춰 답안을 작성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신지섭/안양시 부림중 3학년생 : 애들도 글씨를 좀 더 깨끗하게 썼다고 얘기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문제를 좀 더 꼼꼼히 읽었고 빠지는 부분이 있는지, (AI 채점 기준의) 그 포인트 같은 걸 정확히 한 번 더 확인을 해서 썼던 것 같고요.]
AI 서·논술 평가시스템을 정식 도입한 건 전국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처음입니다.
학생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해외 AI가 아닌 네이버 하이퍼클로버 AI를 활용했는데, 일부 학교에선 AI의 1차 채점과 실제 교사 채점과의 상관계수가 0.957로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상관계수가 1이면 AI와 교사의 채점이 동일하다는 의미입니다.
[임태희/경기도교육감 : 최대 한도로 많은 테스트를 거쳐서 AI도 그러면 점점 고도화가 되는 것이거든요. 그 고도화된 내용을 교육부 교육과정평가원에 제시하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은 다음 달부터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의 국어, 사회, 과학 세 과목에 대해 우선 시범 개통한 뒤 앞으로 전 학년, 전 교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다만, AI를 활용한 채점을 곧바로 성적에 반영하기보다 수행평가 시 활용을 권고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화면제공 : 경기도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