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에서 최근 잠자리 떼가 낚싯배를 덮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6월 달에 잠자리 수천 마리가 나타나는 건 전에는 잘 없던 일입니다.
그 이유를 JIBS 권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낚싯배에 수천 마리의 곤충 떼가 쉴 새 없이 날아듭니다.
[6월에, 우와 미쳤다. 이거 어떡해 이거.]
낚시하는 사람의 몸에도 가득 달라붙어 있습니다.
아열대성 된장잠자리입니다.
잠자리 떼의 갑작스러운 공습은 무려 3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장용석/제주 어선 선장 : 한두 마리가 아니고 배 전체를 다 덮을 정도예요. 그래서 등이고 어디고 (달라붙어서) 거의 조업을 못할 정도로….]
된장잠자리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날아온 뒤 우리나라를 지나 일본 규슈 지역까지 이동하는데, 모기나 파리 등을 잡아먹어 익충으로 분류됩니다.
된장잠자리 떼 출몰은 이번뿐만이 아닙니다.
제주에서는 지난해 9월에도 수천 마리의 된장잠자리 떼가 낚싯배를 덮쳤습니다.
당시는 김녕항 인근에서 확인됐고, 이번에는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수월봉 인근에서 관찰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초여름에 관측되는 건 이례적입니다.
된장잠자리는 장마전선을 따라 이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 제주에서 장마전선이 평년보다 빠르게 형성되면서 이른 시기에 관찰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해 된장잠자리의 대발생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
[도윤호/공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 서식할 수 있는 온도 자체가 과거보다 점점 높아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고온에서 성장하는 개체들은 대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히….]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제주, 매년 잇따르는 곤충 대발생 사례는 점차 뜨거워져 가는 지구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명철 JIBS, 화면제공 : 시청자 엄성진)
JIBS 권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