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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한복에 진심이시네"

"이분 한복에 진심이시네"
▲ 한복 입은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

"저분 한복에 진심이시다. 멋져"(스레드 이용자 'ban***')

지난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로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을 배웅하던 이들 중 카메라에 포착된 한 서양인 여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인데 서양식 정장을 입은 이들 사이에서 홀로 감색 두루마기 한복을 입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같은 날 스레드에 한복 디자이너 황이슬(38) 씨가 "방금 뉴스를 보는데 내가 만든 옷이 나왔다. (이 대통령) 뒤에 서 계신 은발의 여성분은 어떤 직책의 누구신가?"라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화제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누리꾼들은 해당 여성이 모휘니 대사임을 알려주며 "뉴스 보면서 옷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만드신 분이 여기 계셨네"(이용자 'jii***'), "뉴스 보면서 우아하고 모던한 한복 스타일링이라고 생각했는데"('cur***'), "양복 사이에서도 위화감이 전혀 없다"('int***') 등의 댓글로 호응했습니다.

황 씨는 "서양식 정장 사이에 한복이라니 품격 있으면서도 센스 있는 선택"이라며 "두루마기와 양장식을 결합해 창작한 것으로 10년 전 출시돼 지금까지 굳건한 클래식"이라고 썼습니다.

사려 깊게 한국 전통 의상을 선택한 모휘니 대사에 고마움을 표하는 반응도 이어졌습니다.

디자이너 황 씨는 17일 언론 통화에서 "조선 후기까지 남아 있던 두루마기는 소매가 좁고 길이가 짧아 남녀 할 것 없이 모두가 대중적으로 입은 일상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를 현대화 한다면 모두에게 와닿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여성의 신체에 맞게 서양식 다트(옷감을 접어 박는 주름선)로 모양을 잡는 등 양장식 디자인을 결합해 만든 '한국식 재킷'"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황 씨는 2006년 한복 브랜드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해 현대인들이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한복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철학이라고 밝혔습니다.

황 씨는 "최근 한복 업계가 매우 힘들고 많은 업장이 문을 닫았다. 저 또한 엄밀히 보면 한복과 서양복의 경계에 있는 옷을 만들고 있는 만큼 때때로 비판에 직면한다"며 "외롭고 힘든 시장이지만 더 편하고 새로운 소재로 많은 분이 한복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슬픈 한복의 현실 속에서 오피스룩·일상룩으로도 한복이 가능하다는 적절한 예시를 대사님께서 보여주신 것 같다"며 "많은 분이 '한복에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댓글을 남긴 것을 보면서 한복의 대중화, 일상화를 수십 년 추진해온 저로서는 너무나 큰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모휘니 대사는 소문난 한복 애호가입니다.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부터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 리셉션 등 공식 석상에서 한복을 입은 모습이 왕왕 포착됐습니다.

지금껏 선보인 한복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두루마기뿐 아니라 철릭(허리에 주름이 잡히고 소매가 큰 옛 무관 공복 중 하나)을 재해석한 원피스, 전통 누빔 옷을 떠올리게 하는 재킷 등 계절을 가리지 않고 한복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습니다.

누리꾼들은 과거 개량한복을 입은 모휘니 대사의 사진을 소환해내며 "대사님 멋쟁이시네"(이용자 'pan***'), "소화를 잘해내신다"(이용자 'ahs***') 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모휘니 대사는 1993년 캐나다 외교부에 들어가 다양한 국제무대에서 외교 경험을 쌓았으며, 2023년 5월부터 주한 캐나다 대사를 맡고 있습니다.

그는 주한 캐나다 대사로서는 최초의 여성으로, 양국 경제·안보 협력과 문화·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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