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의 비밀이 한 꺼풀 벗겨졌습니다. 주인을 알 수 없었던 고분에서 10대 중반의 어금니가 발굴됐는데, 백제의 제23대 왕인 삼근왕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무령왕릉과 북동쪽으로 늘어선 고분들, 지금의 공주 지역에 자리 잡은 웅진 백제의 왕릉 지역입니다.
'송산리 고분군'이라고 불리던 이곳에서 1971년 온전한 상태로 발견된 무령왕릉을 빼고는 모두 주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 무참히 도굴됐기 때문입니다.
'무령왕릉과 왕릉원'으로 명칭이 바뀐 이곳 4개의 고분을 재조사했더니 예상치 못했던 결과가 나왔습니다.
2호 고분에서 어금니 2개가 발견된 겁니다.
성인이 아닌 10대 중반의 어금니여서, 즉위한 지 2년 만에 15살의 나이로 사망한 백제 23대 왕 삼근왕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 도굴되는 와중에도 길이 6.5cm의 순금 귀걸이가 남아 있었습니다.
청색 유리옥을 그물 모양의 씌우개로 둘러싸고 겹사슬 모양의 장식으로 연결해 뛰어난 기교가 드러납니다.
[박순발/충남대학교 고고학과 명예교수 : 이 무덤의 주인공이 누군가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웅진 천도 이후에 최초로 조성된 능원의 면모를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각 무덤에서 여러 종류의 옥 1천여 점이 나온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동남아시아에서 유래된 재질로, 당시 백제의 대외 교역 상황을 짐작하게 해줍니다.
[황인호/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장 : 이 시기 백제는 단지 견디고 버틴 나라가 아니라 잠재된 역량을 품고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었던 나라였음을 유물들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감춰졌던 63년 간의 웅진 백제 모습이 드러나면서 백제사의 '빈칸'을 채워줄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