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다시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김 여사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파일 수백 개를 추가 확보한 걸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파일 내용을 분석한 결과,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식하고 있던 정황을 포착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주가조작을 공모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할 유력한 증거로 보고 있는 겁니다.
오늘(17일) 첫 소식, 임찬종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 혐의를 재수사하는 서울고검은 최근 미래에셋증권 측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동원된 김건희 여사 명의 미래에셋증권 계좌 거래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김 여사 목소리가 담긴 녹음파일 수백 개를 새롭게 확보한 것으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파일들에는 김건희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를 담당하던 직원과 김 여사가 지난 2009년부터 약 3년 동안 통화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검찰은 파일 분석 결과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김건희 여사가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취지의 김건희 여사의 발언이나, 누군가 주가를 조종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두 사람이 대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고 검찰은 파악하고 있는 겁니다.
녹음파일에는 또 김 여사가 계좌 관리자 측이 수익금 배분을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상적 수준보다 높은 수익금 배분 약정은 계좌를 제공한 '전주'가 주가조작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 증거로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재평/충북대 로스쿨 교수 (검사 출신) : 통상적인 수수료보다 더 많이 지급을 한다는 자료가 있다면 계좌주가 계좌 운용자의 행위를 어느 정도는 인식하고 있다는 정황 자료인 것이죠.]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증권사 직원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 여사가 주식 매매 세력에 가담했다고 당시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 녹음파일들을 김 여사의 주가 조작 공모 혐의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검찰은 김건희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 등 3개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된 사실은 확인됐지만,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측은 "녹음파일의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어서 밝힐 입장이 없다"면서도 주가조작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