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끼니도 먹질 못하는데 얼마나 더 이래야 할까요."
파업 9일째를 맞은 오늘(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 경신여고 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인파들로 북적였습니다.
정류장에 종종 오는 버스에 승객들이 대거 타기 시작하면서 내부 또한 만원을 이뤘습니다.
버스 도착 예정 시간을 안내하는 전광판이나 애플리케이션(앱)에는 눈을 떼지 못하는 시민들은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게다가 출근길 교통난으로 도착 예정 시간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체념한 듯 정류장 의자에 앉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종종 도착하는 버스에 오르는 승객들을 부러움의 눈길로 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한 시민은 정류장으로 다급하게 뛰어오더니 자신이 타야 했던 버스를 놓친 사실을 깨닫고는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김경진(31) 씨는 "평소라면 10분에 1대씩 오는 버스인데 다음 버스가 30분 뒤에 온다고 해서 미치고 팔짝 뛸 심정"이라며 "파업을 시작한 저번 주부터 아침 끼니도 거르고 나오는데도 앞으로 얼마나 더 이래야 하는지 막막할 뿐이다"고 말했습니다.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파업에 비판적인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정 모(51) 씨는 "파업을 하더라도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데 임금을 올리기 전까지 무작정 운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면 시민들 입장에서는 화만 날 뿐"이라며 "며칠째 출근 시간마다 지각할까 봐 버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수일째 파업사태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지만 광주 시내버스 노사 협상은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지방노동위원회의 1차 사후 조정에서도 사측은 임금 2.5% 인상안을 협상 재개 조건으로 파업을 중단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 측은 임금 5% 인상안을 협상 재개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지노위는 3% 인상안으로 중재하려 했지만, 노조 측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렬됐습니다.
2차 사후 조정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광주시는 비상수송대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광주시는 전세버스 60여 대(20개 노선)을 확보한 가운데 오늘부터 운행률이 저조한 2개 노선(순환01, 봉선37)에 전세버스 6대를 투입했습니다.
또 24시간 대책본부를 운영하고, 도시철도를 12회 증편 운행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광주 시내버스 운행률은 79.2%로 예상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