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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다" vs "말려들라" 이스라엘 이란 공격에 트럼프 진영 분열

"잘했다" vs "말려들라" 이스라엘 이란 공격에 트럼프 진영 분열
▲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과 군부 요인들을 겨냥해 전격적인 공격을 감행한 것을 두고, 미국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란이 핵무기 보유 문턱에 이른 상황에서, 더 큰 위협이 발생하기 전 이스라엘이 과감히 행동한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미국의 중동 분쟁 개입을 우려하는 고립주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전자는 이스라엘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공화당 전통 주류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반면 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따르는 신흥 주류 세력의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공화당 상원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1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이스라엘에 대한 전면 지지를 밝혔습니다.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

그레이엄 의원은 이란의 핵협상 참여를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하면서도, "이란이 이를 거절할 경우 이스라엘이 일을 끝낼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외교가 실패할 경우 이스라엘을 전폭 지원하는 것은, 미국이 압제에 맞서는 강력한 동맹으로 복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폭스뉴스 앵커 출신의 보수 성향 언론인 터커 칼슨은 중동 분쟁 개입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터커 칼슨

그는 같은 날 엑스에 "진짜 분열은 이스라엘이나 이란·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진영 간이 아니라, 전쟁을 촉구하는 사람들과 평화를 중재하려는 사람들 사이의 분열"이라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누가 전쟁광인가"라고 반문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공습 등 직접적 군사 개입에 나서기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포함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상반된 입장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첫날 공격 직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이 이번 작전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중동 주둔 미군 보호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스라엘과 일정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해석됐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날(13일), 트럼프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묻는 질문엔 "물론 우리는 이스라엘을 분명히 지원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보복 공격이 시작되자, 이스라엘의 대공방어를 지원하는 등 일정 수준의 개입에 나선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명확한 군사 지원 여부를 두고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 공화당 지지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이스라엘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비록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관계가 다소 유동적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기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등 친이스라엘 행보를 일관되게 보여왔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이번 이스라엘-이란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가지 핵심 외교 전략에 충돌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해외 군사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취임사 원칙과, 우크라이나 및 가자 전쟁을 조기 종식시킨 뒤 중국 견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과 상충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루빈 선임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경기장 라인 바깥에서 소리치는 상황"에 비유했습니다.

루빈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무력 충돌에서 벗어나게 하고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은 기본적으로 '제자리걸음'을 하며 상황을 버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원조와 군수품 지원 문제가 의회에서 논의될 때, 이 이슈는 다시 중심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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