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이 한산하다. 지난달 17일 발생한 화재로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자가 2천500여 명이라고 밝힌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생계 위협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광주 지역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금호타이어와 위니아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대형 화재로 가동을 멈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재건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계열사가 연쇄 파산 중인 위니아는 사실상 매각 수순에 들어가며 근로자들의 임금조차 지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노조와 위니아 노조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지난달 17일 화재가 발생한 이후 한 달 가까이 공장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광주공장에서 일하는 정규직·비정규직 근로자 2천500여 명은 뚜렷한 공장 재건 방안이 나오지 않아 자택에서 대기 중이며, 공장 철거를 돕는 이들의 식사를 위해 비정규직 10여 명이 식당으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불이 났어도 지난달 임금은 정상 지급됐지만, 오는 27일부터는 근로기준법·단체 협약에 따라 평균임금의 70%만 지급될 예정이어서 근로자의 불안감은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장 재건에 대한 지침을 근로자들이 요구하고 있어도 공장 재건 내지는 이전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해외 공장 신설 등의 설도 난무하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불이 나기 전 유럽에 공장을 증설하는 계획을 논의한 적이 있다"며 "해외 공장 건설에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데, 광주공장 복구와 해외 증설을 병행할 여력이 회사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화재 발생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복구 대책조차 없는 상황은 심각하다"며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해외공장 증설로 국내 고용 축소를 우려하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경영난에 허덕이며 계열사가 잇따라 파산 중인 위니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2023년 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광주 지역 생산직 근로자 144명은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듬해 11월부터는 경영난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직책·업무와 관계없이 200만 원을 일괄 지급받았고, 올해 4월부터는 이마저도 줄은 100만 원을 받았습니다.
1년 6개월의 법정관리 기간이 끝난 후로는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겠다'는 사측의 통보도 나와 근로자들은 이달부터 무일푼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위니아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자구책으로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방식은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데다가 체불된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일부 업체가 자산 매각을 시도한다는 이야기를 사측에 들었다"며 "그렇게 되면 근로자 1인당 임금체불액 1억 원, 퇴직금 1억 원 등 2억 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