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 수십 대가 저지선을 만들고 시위대를 포위합니다 헬멧에 마스크까지 쓴 시위대는 깃발을 흔들며 구호를 외칩니다.
일부는 도로 한복판을 점거한 채 시위를 벌입니다.
LA 시각 밤 8시 다운타운에 통행금지령이 내려지자 경찰의 해산 명령을 받은 시위대 100여 명이 서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한인타운.
이번 LA시위 국면에서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에서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샘 신/LA 주민, 목격자 : 내가 앞을 볼 수 없도록 그렇게 오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내 앞에 딱 서는 거에요. 보니까 마스크를 하고 그들의 눈빛을 봤을 때 (두려움이)...]
시위대는 순식간에 도로를 점거했고 이를 지켜보던 한인들은 긴장 속에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33년 전 LA폭동의 악몽을 떠올린 한인들도 많았습니다.
[샘 신 / LA 주민, 목격자 : 제가 4·29 폭동 당시 그 진압 경찰이었거든요. 그때의 그 상황을 막 내 머리에 떠올리면서 '아 이게 다시 4·29 폭동 같이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다'라는 것이 마음에 다가왔을 때 너무 힘들었어요.]
경찰은 웨스턴 대로를 막아 시위대가 북쪽과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차단했습니다.
기습 시위에다 경찰 헬기까지 떠서 한인 타운 일대는 전쟁같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시위대는 경찰과 한 시간 가량을 대치하다 약 2시간 만에 해산했습니다. 이곳 한인타운의 업주들은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했던 어젯밤 상황이 매우 긴박했다고 증언합니다.
한인들은 우려했던 대로 한인타운이 뚫렸다는 사실을 주목했습니다.
[김 모 씨 / 한인 업주 : 웨스턴 대로에서 서쪽으로는 경찰이 시위대가 못 들어오게 길을 막아 놓고 여기도 베벌리에서 부터 길을 막아 놓고…그러면 여기 코리아타운까지는 뚫린 거잖아요.]
그게 좀 염려가 되더라고요.
다운타운에서 애들이 내려오는 길을 막았어야지, 물리적 마찰이 생기면 변할 수 있잖아요.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경찰은 그래피티 낙서 외에 시위대로 인한 인명피해나 약탈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혹시 모를 추가 소요에 대비해 한인타운 일대를 집중 순찰하고 있습니다.
LA 한인회는 한인 업주가 피해를 입을 경우 조속히 연락해 도움을 받으라고 당부했습니다.
(취재: 이두현, 영상편집: 박진형, 제작: SBS인터내셔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