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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회식이요" 사장님 울린 목소리…중국서 한국 노린다

궁금한이야기

노쇼 사칭 범죄, 어떻게 막아야 할까?

13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노쇼 사칭 범죄를 추적했다.

수원 인계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 씨는 자신을 SBS 유명 프로그램 피디라고 소개한 이의 예약 전화를 받았다.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회식을 예약하고 싶다는 것. 그러면서 특별 요청 사항이라며 한 병에 130만 원이 넘는 고급 양주를 주문했다. 그러나 예약 시간이 다 되어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뒤 그는 주변 또 다른 노래방에 연락해 똑같은 예약과 똑같은 요청을 하고 사라졌다.

이어 여러 제보들이 이어졌다. 유명 프로그램의 제작진 혹은 유명 연예인의 소속사 관계자라며 예약을 한 것. 그리고 제작진이 이들의 목소리를 확인한 결과 동일인의 소행으로 추정되었다.

늘 예약 후 구하기 어려운 고급술을 주문하고, 자신만 아는 주류 판매상을 소개해 술을 구매하도록 하는 예약자. 이후 예약자는 물론 그가 소개한 주류 판매상은 술도 보내지 않고 예약자와 함께 사라진다는 것이다.

일명 노쇼 사칭 범죄는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었다. 취재를 이어가던 중 노쇼 사칭범을 알 것 같다는 제보자가 등장했다. 그는 자신도 그 일을 했었다며 이것이 신종 보이스 피싱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근거지는 캄보디아이며 현재도 조직원을 구하고 있다는 것.

이에 제작진은 캄보디아를 근거지로 하는 조직에 연락을 취해 접촉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들이 하는 일을 설명하는 조직원은 제작진이 신상을 밝히자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제작진은 텔레그램으로 조직원에게 다시 대화를 시도했다. 계속해서 사기 아이템을 구상 중이냐는 질문에 조직원은 "인간은 진화한다"라는 말로 조롱했다.

이어 불법적인 일하고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는 "정의가 하늘을 빗발친다"라는 황당한 말을 남기고 채팅방을 나가버렸다.

그런데 이후 취재를 이어가던 중 캄보디아에서 조직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의 연락이 닿았다. 직원들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조직은 월급도 쉬는 날도 없이 조직원들을 범죄에 동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중국 여자 사장이 노쇼 조직의 우두머리라는 것. 중국 자국민 상대로 수익을 벌던 범죄를 한국에 맞게 바꾸고 있다고. 한국인 팀장들이 검수를 해 대본을 만들고 있다는 조직.

이에 제작진은 어렵게 철물점 TM이라는 철물점 주인을 상대로 한 피싱 대본을 입수했다. 무려 3일 치 분량으로 상세하고 완벽하게 짜여 있는 대본.

계약금을 요구하면 상부에 보고하고 결재까지 받으려면 물품 수령하는 날과 맞지 않아서 현재로는 어려울 것 같다, 어려우면 다른 업체를 빨리 알아봐야 되니 말해달라는 대본에 전문가는 "접촉을 해서 라포를 형성하고 구체적 거래 관계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부탁을 안 들어주면 진행되고 있는 거래도 깨질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해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도록 압박한다"라며 "보이스피싱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사기를 위한 대본, 이 시나리오도 대상에 따라서 버전이 상당히 달라지고 변화되고 있다. 연예인과 정치인 외에도 또 다른 형태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버전의 진화가 앞으로 예상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국내 뉴스를 보면서 트렌드에 맞게 새로운 범죄에 맞는 소재를 찾고 있다는 보이스피싱 조직. 이들은 최근에는 정치 소재를 통해 사칭 노쇼 범죄를 벌이고 있었다.

법률 전문가는 "2011년에 통신사기피해환급 법이 제정되었다. 제정 당시에는 노쇼 사칭 사기가 없어서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사기에서만 보호받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새로운 범죄에 대한 피해는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보이스 피싱 조직 관계자는 "이미 가짜 조달청 사이트를 만들어서 실제 공공기관인 척 계약을 유도하고 있다. 또 법무부 사이트 활용해 실제 근무하는 교도관인 척 사칭해서 피해를 내고 있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사기 범죄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은 전부 의심을 해야 한다고 경고해 눈길을 끌었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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