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맨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윤석열, 문재인, 박근혜,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노태우, 전두환,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시계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여러 제안을 경청한 끝에 의미와 실용성 모두 담을 수 있는 선물이 적합하겠다고 판단해 가성비 높은 대통령 시계 제작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대통령 기념 시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뉴스 댓글에서는 "대통령 기념 시계는 어디서 살 수 있나", "대통령 기념 시계면 비매품인가"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통령 기념 시계는 대통령의 공식 행사 등에서 선물로 증정하는 비매품으로 대통령의 취향과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일부에게만 선물 된다는 역대 대통령 기념 시계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경우도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일반적으로 구하긴 힘든 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기념 시계가 만들어진 이유와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 시계 속에 담긴 의미를 검증해봤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기념 시계는 대통령의 이름과 봉황 문양 등이 새겨진 손목시계로, 주로 대통령이 공식 행사나 특별한 자리에서 귀빈, 공로자, 관계자 등에게 선물로 증정하는 비매품입니다.
대통령 기념 시계는 다른 기념품과 비교해 제작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선물 받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은 데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더구나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문양과 대통령의 서명이 담겨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특정 대통령의 재임 기간을 기념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까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통령 기념 시계는 대통령의 상징성과 희소성으로 인해 수집가들 사이에서 높은 가치를 지니기도 합니다.
대통령 기념 시계의 디자인과 문구는 각 대통령의 취향과 철학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노태우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에는 '만수무강',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에는 '원칙과 신뢰 새로운 대한민국',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에는 '사람이 먼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에는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라는 문구가 뒷면에 새겨져 있습니다.
대통령 기념 시계는 공식 행사나 특별한 자리에서 선물로 증정되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에게 이 시계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 기념 시계는 초기에는 '포상'의 개념으로 시작됐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는 시계 자체가 고가의 물품인 데다 매일 착용하고 다니는 애장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도자가 충성심을 끌어내기 위해 부하나 대중에게 주는 용도로 사용됐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대통령 기념 시계는 정치적 도구이자 포상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대통령 서명이 적힌 시계가 집안의 가보로 여겨지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나무위키 등에 따르면 최초의 대통령 기념 시계는 1970년대 초반 박정희 전 대통령 시기에 만들어졌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대 새마을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격려한 뒤 손목시계를 선물로 준 것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 시기에는 대통령 기념 시계가 없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고가의 시계를 포상으로 지급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는 일본제 기계식 시계였습니다.
이는 당시 국내 시계 제조업체의 기술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일본의 세이코, 오리엔트, 시티즌 등의 업체에 제작을 의뢰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쿼츠 시계가 널리 보급되지 않았고 기계식 시계가 주로 사용됐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시기부터 기념 시계에 쿼츠 무브먼트가 탑재되기 시작했습니다.
제작 물량도 늘어 '포상'에서 '기념품' 개념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대통령 기념 시계 중 처음으로 사각형 디자인을 도입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는 '영삼 시계'로 불렸는데 0과 3만 새겨진 특이한 디자인을 도입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 수상을 기념한 시계 2종을 추가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는 취임 버전, 자이툰 파병 버전, 여성 버전 등 다양한 버전이 존재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는 뒷면에 대통령 내외의 친필 사인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는 여당 의원들도 쉽게 보기 힘들 정도로 한정된 개수만 만들었다고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의 경우 클래식 버전, 금장 버전 등이 있으며 클래식 버전에는 시계 전면에 황금색 봉황 문양과 무궁화 형상, 직필 서명이 들어있습니다.
대통령 기념 시계 제작 비용은 개당 3만~4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통령 기념 시계는 시계마다 고유번호가 부여되는데 이는 대량 생산이지만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용도 등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대통령 기념 시계가 중고 거래 사이트에 거래될 경우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의 기념 시계가 최고 60만 원대부터 최저 5만 원대까지 판매되고 있습니다.
대통령 기념 시계는 비매품으로 증정된 순간 받는 사람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므로 중고 거래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기념품이 공직자나 정부 기관에서 제공된 경우 이 시계를 판매하는 행위는 공직자의 윤리 규정이나 관련 법률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중고 거래는 개인 간 거래로 이뤄지므로 판매자가 물품의 상태나 진품 여부를 정확히 알리지 않는 경우 사기 행위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피해자는 법적 조치를 할 수 있지만 개인 간 거래에서는 환불 의무가 없기 때문에 피해 보상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세금 문제도 있습니다.
중고 거래가 반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세법상 사업자로 간주해 부가가치세를 내야 할 할 의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통령 기념 시계의 진품 여부와 관련된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가짜 제품이 판매되면 구매자는 법적 조치를 통해 진품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 기념 시계는 일반적으로 대통령실이나 청와대에서 판매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청와대 기념품점에서 유사한 시계를 판매한 적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청와대 기념품점에서 판매됐던 시계와 대통령이 직접 선물하는 기념 시계는 명확히 다릅니다.
청와대 기념품점에서 파는 시계는 푸른색 청와대 모양만 새겨져 있고 봉황 휘장과 대통령 서명은 없습니다.
이는 대통령 기념 시계가 대통령의 선물인 만큼 흔한 물건이 되지 않도록 차별화하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2006년에는 청와대 기념품점에서 판매하는 청와대 손목시계를 대통령 선물이라고 사칭해 사기 사건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대통령 기념 시계는 청와대나 대통령실에서 판매하지 않으며 오직 선물용으로만 제작되고 배포됩니다.
2009년 8월 검찰은 청와대 휘장과 당시 이명박 대통령 서명을 이용한 가짜 `대통령 시계'를 제조 및 판매한 혐의로 일당 8명을 붙잡았습니다.
이들은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손목시계 1천300여 개를 만들어 서울 청계천과 종로 일대 노점에서 개당 1만 5천∼2만 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외국의 경우 대통령 및 국가수반의 기념 시계는 흔하지 않으며 우리나라처럼 활성화되지는 않았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경우 취임 기념 메달이나 동전을 제작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시계를 제작해 배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주로 백악관 방문객에게 기념품으로 제공되는 작은 기념품 시계 정도가 있습니다.
예외적인 경우로 린든 존슨 전 미국 대통령은 임기 동안 특별히 제작된 크리켓 시계를 200여 개 주문해 국빈 및 주요 인사들에게 선물했습니다.
이 시계는 다이얼에 그의 서명이 새겨져 있어 단순한 시계를 넘어 개인적인 의미를 지닌 기념품으로 여겨졌습니다.
존슨 대통령은 이 시계를 통해 외교적 관계를 강화하고 개인적인 친분을 쌓는 데 활용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사인과 휘장이 들어간 기념 시계가 국내 중소기업에 의해 제작된 사례가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념 시계가 제작된 사례도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왕실 기념 시계가 제작되는데 왕실의 특별한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임 60주년을 기념해 특별한 시계가 제작된 적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일왕의 즉위식과 같은 중요한 행사에 맞춰 기념 시계가 제작된다고 합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