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형제 2명을 살해하고 내국인 2명을 추가로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중국 동포 차철남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이세희 부장검사)는 오늘(12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차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차 씨는 지난달 17일 오후 4시쯤 중국 동포 50대 A 씨 형제를 시흥시 정왕동 자기 집과 인근에 있는 이들 형제의 집에서 각각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차 씨는 이틀 뒤인 19일 오전 9시 30분쯤 집 근처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 B 씨를, 같은 날 낮 1시 20분쯤에는 한 체육공원에서 자신의 집 건물주 70대 남성 C 씨를 잇달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도 받습니다.
차 씨는 수사기관에서 "가깝게 지내온 A 씨 형제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 화폐로 합계 3천여만 원을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해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차 씨는 이후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에 좌절하고 있다가 평소 자신을 험담하거나 무시한다는 생각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던 B 씨와 C 씨에 대해서도 범행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차 씨는 술을 먹자며 A 씨 형제 중 형을 먼저 유인한 뒤 수면제를 먹여 살해하고 뒤이어 동생을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차 씨는 범행 약 6개월 전부터 범행 도구인 둔기를 한 손에 잡기 편하게 손잡이를 짧게 잘랐으며 흉기 손잡이는 미끄럼 방지를 위해 녹인 플라스틱을 부착하는 등 개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차 씨는 병원에서 A 씨 형제에게 먹일 수면제를 처방받고 이들을 한 명씩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철저하게 살인을 계획했습니다.
검찰은 범죄 피해자를 대상으로 장례비와 치료비 등을 지원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형사 2부장을 팀장으로 한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경찰과 긴밀하게 협력했다"며 "일상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강력사범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9일 범행 후 도주한 차 씨를 공개 수배한 지 1시간 만에 시흥시 정왕동 시화호 부근에서 검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