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1일) 우리 공군 전투기가 미국 알래스카에서 이륙하던 도중에 사고가 나서 조종사 2명이 비상탈출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원래 정해진 활주로가 아닌 다른 곳으로 조종사가 잘못 들어가서 사고가 난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꼬리가 들린 채 풀밭에 처박힌 우리 공군 KF-16 전투기에서 연기와 화염이 피어오릅니다.
우리 시간으로 어제 오전 9시 2분쯤, 미국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에서 이륙에 실패한 뒤 화재가 발생한 이 전투기 사고를 공군이 조사한 결과, 조종사들의 실수가 있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다국적 공군 훈련인 '레드 플래그'에 참여해 어제 이륙이 예정됐던 우리 공군 KF-16은 3대였습니다.
1번기와 2번기가 잇따라 이륙을 위한 활주로 대신 이동을 위한 유도로로 잘못 진입한 뒤 이륙을 시도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아일슨 기지의 유도로는 활주로 길이의 3분의 1 정도로 짧습니다.
1번기는 짧은 유도로에서 이륙까지 운 좋게 성공했지만, 사고가 난 2번기는 실패했던 겁니다.
공군 관계자는 "1번기가 유도로에서 이륙하는 걸 본 미 공군 관제탑이 2번기에 이륙 취소를 지시했는데, 2번기는 '정지 필요 거리'가 부족해 유도로 안에서 멈추지 못하고 사고가 났다"고 전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2번기 조종사 2명은 비상탈출했고, 이후 전투기에 화재가 발생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관제탑과 사고기 조종사들 간의 교신 내용과 화재 원인, 사고기 복구 가능성 등은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공군은 설명했습니다.
지난 3월, 공군 KF-16 전투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경기도 포천의 마을을 오폭했고, 4월엔 조종사가 버튼을 잘못 눌러 기관총과 연료탱크를 떨어뜨렸습니다.
올해만 3번째 조종사 과실 사고가 발생하면서 공군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제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