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멈췄단 소식 전해드렸는데, 북한도 오늘(12일) 새벽부터 대남 방송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온갖 소음에 고통받던 접경지역 주민들은 반가워하고 있는데요.
북한과 맞닿아있는 인천 강화도 지역에 김수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북한 황해도에서 직선거리로 2km 정도 떨어져 있는 인천 강화군 송해면입니다.
육안으로도 북한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이곳에서는 그동안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밤낮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새벽부터 주민들을 괴롭히던 북한의 소음 방송이 오늘은 들리지 않은 겁니다.
지난해 7월 이후 어제까지, 북한의 소음 방송 탓에 주민들은 일상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문정분/인천 강화군 송해면 : 이건 무슨 귀신 소리 한다니까 깽깽깽 대고. 그래서 손주가 서울서 오면 잠을 못 잔다니까.]
소음이 사라지자 주민들은 반색했습니다.
[안효철/인천 강화군 송해면 : 여기 마을은 아주 최고라고 그래요 지금 방송 안 하니까 주민들이. 이렇게 방송만 안 하면, 문 다 열어놓고 살면 시원하고 좋죠.]
군 관계자는 어제 늦은 밤 서부 전선에서 마지막으로 대남 방송이 청취됐고, 그 뒤론 방송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준/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 현재 청취되고 있는 지역은 없습니다. 오늘 새벽이나 아침에 없는 것은 확실하나, 계속 저희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역별로 각기 다른 시간대에 대남 소음 방송을 해왔기 때문에 실제 전면 중지한 건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어제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 호응한 걸로 보입니다.
다만,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없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덜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상호 신뢰 회복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6·15 남북 정상회담 25주년 축사를 통해 "소모적인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남북 대화 채널부터 빠르게 복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남북의 조치로 대화 분위기가 싹을 틔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최진화, 디자인 : 이종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