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식약처가 전국 하수처리장을 조사해 봤더니 5년 연속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특히 인천이나 경기 시화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많이 검출됐습니다.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하수를 채취해 실험실로 가져왔습니다.
필로폰, 엑스터시, 코카인 등 불법 마약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오늘(12일) 공개한 하수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검사 대상이 된 전국 주요 하수처리장 34곳에서 한 곳도 예외 없이 필로폰 성분인 메트암페타민이 검출됐습니다.
5년 연속 꾸준히 나왔습니다.
하수 속 필로폰이 가장 많은 지역은 인천으로, 1천 명당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이 27.08mg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이 충북, 경남, 부산, 경기 순이었습니다.
인천 남항이나 경기 시화 등 외국인이 밀집한 지역 12곳에서는 필로폰 사용 추정량이 전국 평균 대비 141%였습니다.
2022년 2천500여 명에서 2024년 3천200여 명대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마약 사범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와 맞물렸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주요 불법 마약류의 합계 사용 추정량은 5년째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필로폰과 엑스터시, 코카인 등 6종의 합계 사용 추정량은 조사를 처음 시작한 지난 2020년 31.27mg이었는데, 지난해에는 59% 줄어든 15.89mg이었습니다.
필로폰 등 주요 불법 마약류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풍선 효과로 각종 대체 마약 사용이 급증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정현철/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정책과장 : 검경이 계속 (필로폰을) 단속하고 있고 저희도 계속 예방 활동을 하니까. 그런데 다른 신종 마약류들이 나타나고 있잖아요. 풍선 효과인 거죠. 수십 가지 마약으로 대체되다 보니 희석된 하수 가지고는 잘 안 나오는 거예요. 이게 어느 정도 검출 한계가 넘어야 분석이 될 텐데.]
식약처는 지난 5년간 진행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하수 역학 조사 사업을 광범위하고도 정교한 방식으로 바꿀 계획입니다.
먼저 분석 대상 성분을 크게 늘립니다.
지금까지는 불법 마약류 15종을 검사 대상으로 삼았다면 앞으로는 의료용 및 신종 마약류를 포함한 200여 종으로 확대합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는 배수 분구 가운데 10개 이상 지점에서 추가로 채수하고, 마약 성분이 검출되면 관련 건물 정화조 등에서 추가로 채수해 추적성을 높일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화면제공 : 식품의약품안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