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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불발 위기에 긴장↑…미 인력 철수·이스라엘 전투 태세

23일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오만 대사관에서 압바스 아라히치 이란 외무장관(왼쪽)이 오만 외무장관 사이드 바드르 알부사이디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 지난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5차 핵협상 때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왼쪽)이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끝내 결렬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란이 핵협상 결렬로 분쟁이 발생한다면 '중동 내 모든 미군 기지'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미국은 주이라크 대사관 등 중동 지역에 부분적으로 철수령을 내리는 등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란을 최대 위협으로 간주하는 이스라엘도 작전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동 정세가 핵협상과 맞물려 일촉즉발의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미 국무부가 현지시간 11일 이라크 바그다드에 있는 미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 철수를 명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함께 바레인과 쿠웨이트 대사관에 있는 비필수 인력과 그 가족들의 철수도 승인했습니다.

비슷한 시간 미 국방부도 중동 전역에 있는 미군 가족의 자발적 출국을 승인했습니다.

미국은 현재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소식에 대해 정부가 '위험한' 중동에서 미국인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험한 장소일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을 이동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인력 철수 결정은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이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우리에게 분쟁이 강요된다면 상대방의 피해는 우리보다 훨씬 더 클 것이며, 미국은 이 지역을 떠나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직후에 나온 것입니다.

나시르자데 장관은 "미국의 모든 역내 기지가 우리의 사정거리 내에 있다"며 "주저하지 않고 모든 기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부터 오만의 중재로 다섯 차례 핵협상을 했고 곧 6차 협상에 나설 예정인데, 타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핵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및 친이란 무장세력 간의 충돌 위기가 전면화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절대적으로 반대해 온 이스라엘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미 CBS 방송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당국자들이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작전을 개시할 준비를 완료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핵협상 결렬 시 이란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하겠다는 계획하에 공습 훈련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란이 공격을 받을 경우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에 보복 공격을 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런 우려가 이라크 대사관 직원 철수 명령에 반영됐다고 CBS는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지난해 상대방 본토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내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바 있습니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로 핵협상을 주도했던 스티브 위트코프가 오는 15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핵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중동 내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요동치고, 중동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에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경제적 파장도 이어졌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장 대비 3.17달러, 4.88% 오른 배럴당 68.15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90달러 4.34% 상승한 69.77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는 중동에서의 군사 활동 확대를 우려하며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에 주의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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