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가 법정에 선 피고인들 앞에서 자신에게 전화를 하게 한 사람이 누구냐고 호통을 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무슨 일이었을까요.
어제(11일) 오전 광주지법 제402호 법정에선 도박장 소개설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12명이 선고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예기치 않은 판사의 호통이 떨어졌습니다.
장찬수 부장판사는 자신에게 전화해 피고인을 잘 봐달라고 했던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는데요.
피고인들이 아무 말이 없자, 장 판사는 전화한 사람의 실명과 직장까지 말하며, 이 사람이 누구냐고 되물었습니다.
실명까지 언급되자, 피고인 A 씨가, 그제야 친한 형님의 아는 사람이라며 털어놨는데요.
판사는 그냥 넘어가면 판사에게 청탁하니 넘어갔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재판은 공정해야 한다고 호통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A 씨는 판결 청탁을 시도한 것까지 고려돼, 징역 1년 6개월에 추징금 약 5억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조찬형/법무법인 청음 변호사 : 판사님한테 청탁을 했다는 사유를 가지고 정하는 양형 기준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을 하지 않고 부정한 방법으로 해결을 하려고 한다, 이런 것은 일반 양형 기준에 진지한 반성이 없다고 볼 소지도 있고 이를 이유로 양형에 어느 정도 감안은 가능할 걸로 보이고요.]
공범 12명 중 2명에게는 징역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나머지 10명에게는 벌금 최대 700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장 판사는 A 씨가 항소할 경우 항소심 재판부도 청탁 시도를 알 수 있도록 공판 기록에 남길 것도 주문했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 디자인 : 전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