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대선 기간에 전국에 설치된 선거 현수막이 수만 개에 달합니다. 선거가 끝나면 3개 가운데 하나 정도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버릴 방법도 마땅치 않아서 애물단지가 되는데요.
대안은 없는지, 최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호등과 전봇대, 가로수에 걸려 있던 현수막들이 하나둘씩 수거됩니다.
대선 후보자들을 알리기 위해 전국 3천500여 개의 읍면동에 후보자마다 최대 2개씩, 전국에 수만 장이 설치됐는데, 선거가 끝나면 골칫거리 취급을 받습니다.
폐현수막을 재활용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입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등 지난해 1년 동안 나온 전국 폐현수막 5천408t 가운데 재활용된 건 3분의 1에 그쳤고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매립됐습니다.
현수막은 보통 폴리염화비닐이나 폴리프로필렌 등으로 만드는데, 태우면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나오고 땅에 묻으면 분해에 50년이 걸립니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폐현수막 전용 집하장을 설치했습니다.
환경 오염을 막고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1t 소각에는 29만 원이 들지만, 고형연료로 만들게 되면 이보다 적은 23만 원, 부직포 원료로 만드는 데는 아예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현수막을 고정하는 나무 막대는 분리해서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정규환/서울시 재활용기획팀장 : 사람이 분리해야 하고, 우리 집하장까지 차로 가지고 와야 하는 불편함은 좀 (있지만), 또 재활용이라는 거는 우리의 앞으로 자원순환의 사명이어서….]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한 디지털 선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선거가 끝나자 당선을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잇따라 걸렸는데요.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이렇게 전광판으로 만든 디지털 현수막도 등장했습니다.
디지털 게시판을 활용하거나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현수막과 벽보를 만들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최학순 UBC, 영상편집 : 신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