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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트럼프가 상황 악화시켜" 맹공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트럼프가 상황 악화시켜" 맹공
▲ 개빈 뉴섬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

불법이민 단속 반대 시위가 진행 중인 로스앤젤레스(LA)에 군을 투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해 온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현지시간 10일 사실상의 대국민 연설에 나섰습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는 이날 저녁 전국에 방송된 연설에서 미국의 민주주의와 법치가 '위태한 순간'을 맞았다면서 미국인들이 트럼프에 맞서 일어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민주주의가 우리 눈앞에서 공격받고 있고, 우리가 두려워했던 순간이 도래했다"면서 "캘리포니아가 처음일 수 있지만, 분명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은 다른 주들이고, 다음은 민주주의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4천 명과 해병대 700명을 동원한 결정이 LA의 "불이 붙기 쉬운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LA 전역에 군대로 포위망을 깔고 있다. 폭력적이고 심각한 범죄자들만 쫓을 의도라는 그의 말과 달리 그의 요원들은 접시닦이와 정원사, 일용직 노동자, 재봉사들을 체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권위주의 정권이 스스로를 지킬 힘이 가장 약한 이들을 겨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어떠한 법률과 헌법에도 얽매이지 않으려는 이 대통령은 미국의 전통을 겨냥해 총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와 충성파들은 분열을 통해 번성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권력을 손에 넣고 더 강력한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모두가 이 위태한 순간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길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연방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한다는 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비판했습니다.

그는 "어디에도 의회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공화당 출신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책임을 완전히 방기 했다. 법의 지배가 갈수록 '나리님의 지배'(rule of Don)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14일 수도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대규모 군 열병식에 대해서도 "그(트럼프)는 과거 다른 실패한 독재자들이 그랬듯 미국의 영웅들이, 미군이 자기 생일을 축하하는 저속한 보여주기에 나서도록 명령하고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난독증이 있고 공식 연설에서도 원고를 자막으로 보여주는 기기인 텔레프롬프터를 쓰는 걸 꺼려온 뉴섬 주지사가 이날처럼 방송 연설을 한 건 이례적이라고 NYT는 전했습니다.

미국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인 뉴섬 주지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연일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정치적 존재감을 급격히 키운 것으로 평가됩니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인 자신의 요청이 없는데도 선제적으로 주방위군 동원을 명령한 건 불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10일에는 법원에 군병력의 LA 시내를 순찰 등을 중단시키기 위한 긴급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이와 관련한 정식심리는 12일 진행될 예정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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