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가 한국 소비자를 기만하는 경품 행사를 진행했다가 한국 경쟁 당국으로부터 첫 제재를 받았습니다.
클릭 몇 번만으로 쉽게 현금성 포인트를 받을 수 있을 것처럼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테무 앱에 지인을 여럿 가입시켜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웠고 이 내용은 쌀알만 한 크기의 '규칙'을 눌러봐야만 알 수 있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엘리멘트리 이노베이션 프라이빗 리미티드(이하 '테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 5천7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습니다.
테무는 2023년 9월부터 최근까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이나 상품 등을 주는 행사를 하면서 세부 규칙을 소비자가 알기 어렵게 표시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룰렛을 클릭해서 코인 100개를 모으면 10만 크레딧을 제공하는 행사를 하면서 쉽게 코인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광고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1개를 받아 100개를 채우려면 5명 이상을 테무 앱으로 초대해야 하는 등 복잡한 규칙이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은 화면에서 매우 작은 크기의 '규칙' 항목을 클릭해야 알 수 있었고, 그조차도 추상적인 표현으로 돼 있었습니다.
공정위는 테무의 행위가 기만성·소비자 오인성·공정거래 저해성을 모두 충족하는 기만 광고라고 판단했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보상 조건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공정위는 테무가 모바일 앱을 처음 설치하는 사용자에게 15만 원 상당의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홈페이지 팝업 광고를 한 점도 문제라고 봤습니다.
이 쿠폰은 상시 제공되는 것인데도 팝업 광고에 '남은 시간'을 표시해서 소비자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방해했다는 것입니다.
테무는 또, 지난해 7월까지 유튜브에서 선착순 1명에게만 999원에 닌텐도 스위치를 판매한다는 광고를 하면서 '축하합니다! 잭팟이 터졌어요'와 같은 문구를 사용해 당첨 가능성을 과장했습니다.
공정위는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 중 특히 크레딧 광고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크게 해치거나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이 큰 중대한 위반 행위라고 보고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습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도 테무에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온라인몰 운영자는 신원정보나 이용약관을 초기 화면에 표시해야 하는데 이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또, 초기 화면에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고지하지 않았고, 통신판매업자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테무를 제재한 첫 번째 사례"라며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해외 업체들이 표시광고법과 전자상거래법상 의무를 준수하도록 해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테무는 "공정위 결정을 존중하며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했다"며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에게 품질 좋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사진=공정위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