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신형 '다목적구축함' 최현호
북한이 진수 과정에서 넘어진 5천 t급 신형 구축함을 15일 만에 일으켜 세운 것은 해군 현대화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란 진단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 노스는 현지시간 10일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이 우선순위와 자원, 시간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면 인상적 진전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매체는 "2025년 있었던 일만 따져도 북한은 '핵추진 전략유도미사일잠수함'을 건조 중이라고 공개했고, 남포조선소에선 신형 구축함을 진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후 약 한 달만인 지난달 21일 함경북도 청진에서 동급의 구축함이 진수 중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최소 몇 주는 걸릴 것이란 관측을 뒤엎고 북한은 15일 만에 배를 되세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38 노스는 이처럼 난관이 있긴 했지만 북한이 1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두 척의 구축함을 진수시킨 건 "과소평가 되어선 안 될 업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한국 조선소들이 한국형 구축함(KDX)을 건조하는 데는 통상 2∼3년이 걸리며, 미국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HII)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건조 속도도 5년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속도라는 것입니다.
북한 신형 구축함은 아직 미완성 상태로 보이며, 성능 등 측면에서 한국과 미국 구축함과 비교할 수준이 못 될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면 북한의 선박제조 역량은 빠르게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38 노스는 전망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밀착 관계가 된 러시아의 기술을 지원받는다면 관련 역량을 발전시키는 게 더욱 쉬워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38 노스는 북한이 수차례 실패 끝에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손에 넣었듯 "이 나라는 이르든 늦든, 하려 했던 것을 적어도 일부 형태로는 달성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청진에서 두 번째 구축함 진수에 실패한 건 가까운 미래에 북한 해군이 더욱 만만찮은 존재로 발전하기 위한 한 발짝을 내디딘 것으로 해석돼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