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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여자는 남자 말에 대꾸하지마" 혐오 표현이 학교 내 놀이 문화?

안양의 한 고등학교 체육대회, 사진 속 두 학생이 성차별적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습니다.

남녀 성역할 고정관념을 담은 해당 사진이 SNS에서 퍼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고 결국 지역 의회에 민원까지 제기됐습니다.

[학부모 : 너무 놀랐어요. 저런 용어나 이런 걸 10대 아이들이 쓸 수 있다는 게 너무 놀랍고.]

[학부모 : 왜 이런 말을 하죠? 내​​​​가 살던 시대하고는 너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논란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 학교 측은 학교장 명의의 안내문까지 내놓았습니다.

[고등학교 재학생 :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부터 이제 아이들 사이에서 그런 말들이 장난이나 밈으로 활용이 되더라고요. 아이들 말로는 커뮤니티에서 시작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문제가 된 이 피켓 속 내용은 이른바 '계집 신조'라 불리는 여성 혐오 문구 중 일부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들어 졌습니다.

['계집 신조'. '계집'이라는 단어도 충격이고.]

익명성에 가려져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진 부적절한 표현들이 그냥 지나친 장난으로 포장되면서 학교 현장으로 나온 겁니다.

[고등학교 재학생 : 이게 주류 문화가 돼버려서 커뮤니티를 하지 않아도 그냥 사용하는 학생들이 되게 많아요.]

온라인에서 정확한 의도나 출처도 모르는 채 오프라인으로 나와버린 이런 부적절한 표현들이 남녀를 떠나 점점 다양한 사회적 차별과 혐오를 강화하는 도구로 쓰이는 겁니다.

[고등학교 재학생 : 이제 여학생들도 남학생들이 많이 말하니까 그걸 장난이라고 생각해서 자기들(여학생)도 그런 말들을 한다든가 그런 거를 좀 많이 봤던 것 같아요.]

특히 이런 혐오 표현이 학교 교실 내에 스며드는 경우 더 큰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권일남/명지대학교 청소년 지도학과 교수 : 청소년기에 이와 같은 잘못된 그런 사고방식이 규정됐을 경우에는 데이트 폭력이라든지 또는 무차별 어떤 행동들 이런 잘못된 행동들이 그대로 나타날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이러한 문제를 좌시해선 안 된다고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어떤 표현이 혐오를 담고 있으며 학생들의 교실 문화가 이후 얼마나 사회를 병들게 할 수 있는지 교육계를 포함한 사회 전반의 적극적인 대응과 노력이 필요하고 말합니다.

(취재 : 전수빈, 영상편집 : 김수영, 인턴 : 최석훈, 디자인 : 김보경, 제작 모닝와이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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