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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망망대해 한가운데 홀로" 서귀포 양식장 '백구' 학대 논란 속 구조

지난 8일, 제주 서귀포시 앞바다. 

대평포구에서 300미터 떨어진 가두리 양식장에서 백구 한 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배로 10분을 가야 나오는 망망대해 한가운데에 홀로 양식장을 지키 하얀 개의 모습.

[어떡해 아가야 아가야 어떡하지]

거센 파도로 심하게 출렁이는 양식장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는데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고길자/행복이네 유기견 보호소 소장 : 사람 한 명 볼 수 없고 배 한 척 볼 수 없는 망망대해거든요. 출렁출렁하는 파도 위에서 개가 중심을 못 잡아서 쓰러지고 쓰러지고 그러더라고요.]

가까이서 확인한 백구는 털이 듬성듬성 빠지고 비쩍 말라 초라한 모습입니다.

좁은 통로 외에는 움직일 수조차 없는 이 양식장에서 최소 3주 이상 방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목격자 : 개집을 본 건 2~3주 전인 것 같고요.]

[고길자/행복이네 유기견 보호소 소장 : 학대도 그런 학대가 없어요. 밥그릇도 없고 물그릇도 없고. 그 바닷바람을 몸에 다 맞았을 것 아닙니까. 그래서 안 되겠다 내일은 당장 구조 요청을 하자 해서]

다음날, 백구를 구조하기 위해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현장을 방문했으나

개집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전에 가보니까 그때까지는 분명히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후에 가서 봤더니 강아지가 없어진 거예요. 견주를 우선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사무소로, 어촌계장에게로, 동네를 한 바퀴 다 돌았어요.]

제주 남서쪽 바다에서 사라진 백구는 차로 40여 분 거리에 있는 제주 서쪽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견주를 만나 확인한 개의 이름은 놀빛이. 세 살 된 수컷 진돗개였습니다. 

양식장 주인인 견주는 학대가 아니라 바닷새를 내쫓기 위한 고등어 양식장 지킴이로 길렀다고 주장합니다.

[견주 : 왜가리하고 가마우지가 와서 고등어를 다 잡아먹으니까 개 하나 키우면 (새들이) 가두리에 똥도 안 싸고 그러니까 갖다 놓은 거예요. 얘를 학대하려 한 게 아니고.]

바다위 놀빛이의 영상이 SNS상에서 논란이 되자 많은 누리꾼들이 견주를 비판하며 놀빛이의 구조를 촉구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견주와 놀빛이를 분리 조치하였고 설득 끝에 견주는 소유권을 포기했습니다.

[동물병원 원장 : 건강 상태를 봤는데 큰 이상도 없고 식욕도 좋고 변도 건강하게 봐요.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바다 위에서 고생하던 놀빛이는 현재 건강을 되찾고 유기견 보호소에서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입양 가서 행복을 찾아서 남은 인생 진짜 따뜻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김희정, 조아현 / 영상편집 김나온 / 인턴 신혜주 / 제작 모닝와이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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