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택가 비탈길에서 사흘 동안 3차례나 차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경사가 상당히 가파른 곳이었는데, 지자체가 긴급 안전 점검에 나섰습니다.
권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비탈진 주택가 도로에 마을버스 1대가 비스듬히 서 있고 구급대원들이 현장을 살핍니다.
지난 7일 밤 10시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비탈길에서 마을버스가 미끄러지면서 인근 건물 담장을 들이받았습니다.
언덕길을 오르던 버스가 마주 오던 차량을 피하기 위해 정차했다가, 가파른 경사로를 더 오르지 못하고 그대로 아래로 미끄러져 버린 겁니다.
이 사고로 건물 일부가 파손되고 승객 6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런데 어제(9일) 새벽 5시와 저녁 7시, 똑같은 위치에서 비슷한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차량이 3번 미끄러진 도로 앞 건물입니다.
사고 여파로 유리창과 담장이 모두 무너졌고 담장이 있던 자리에는 임시 가드레일이 설치됐습니다.
사흘 동안 3번이나 사고를 겪은 주민들은 불안합니다.
[허충욱/인근 주민 : 지금 조그마한, 이렇게 자전거 브레이크 잡는 소리에도 많이 놀라고 있고. 저희 아이들은 '나가서 놀고 올게',이런 거는 절대 허용이 안 되는 도로예요. 여기는 차가 언제 미끄러질지 모르고.]
일부 마을버스 기사들은 승객들을 태우지 않고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라고 양해를 구하기까지 합니다.
[이영기/마을버스 기사 : 만차가 돼버리면은 여기서 차가 움직이지를 못하고 멈추게 돼 있어요. 언덕에서. 항시 긴장해요, 우리는.출근 시간하고 퇴근 시간은 항시 긴장할 수밖에 없어요.]
사고가 발생한 곳은 40m 길이의 이면도로로, 평지 기준 기울기를 뜻하는 경사도가 17%로 확인됐는데, 이는 현행 도로구조규칙상 허용된 가장 가파른 경사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서대문구는 오늘 해당 비탈길에서 미끄럼 방지를 위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