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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봉천동 방화 사건 50일…고통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피해자들

지난 4월, 층간 소음 마찰로 여러 세대에 불을 낸 이른바 '봉천동 방화 사건' 현장입니다.

당시 60대 피의자는 차량용 고압 세척기에 인화성 액체를 연결해 분사하여 두 세대에 불을 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4층에 거주하던 60대 여성은 갑작스런 불길을 피해 베란다 아래로 뛰어내리며 큰 부상을 입었는데, 사고 5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아들 : (어머니가) 화상도 많이 입었고 4층에서 추락을 하다 보니 다발성 골절이 있었어요. 왼쪽 갈비뼈 12개 다 부러지면서 그게 폐로 관통해서 호흡도 잘 안됐고 골반도, 부러지고. 최악의 상황까지 얘기하기론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지난해 11월까지 피해자의 집 아래층에 거주하던 피의자는 층간소음을 이유로 다수의 이웃들을 막무가내로 미워하고 비난했다고 합니다.

[피해 아파트 경비원 : (피해자가) 많이 조용했었어요. 피해자 혼자 있는데 무슨 층간 소음을 내요. 피의자가 워낙 피해자한테 무섭게 욕을 많이 했어요. '죽여버린다'고.]

[피해자 아들 : 어머니가 평소 아침에 나가셨다가 밤늦게 오시는데도 (피의자가) 올라와서 시끄럽다고 하더라고요. 시끄럽게 한 것도 없는데 너무 시끄럽다고 와서 해코지한다고.]

아파트 주민들은 오히려 피의자가 일부러 소음을 유발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피해자 아들 : 밤 12시쯤 되니까 밑에서 '쿵쿵' 소리가 나더라고요. 우리는 지금 다 누워 있는 상태인데 소음이 없잖아요. 그런데 그 소리가 손으로 치는 소리도 아니고 망치 벽에 못 박을 때 그 소리 있잖아요. '탕탕'하는 그 소리더라고요.]

이웃 주민이 녹음한 파일에도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피해 아파트 주민/2층 거주 : 새벽에도 맨날 피의자가 북을 쳤어요. 그러니까 얼마나 시끄러워요. 자는데 잠이 안 오고...층간소음? 자기가 층간소음 일으키고선 무슨 층간소음이야.]

이웃들과 갈등이 점점 깊어지면서 피의자는 지난해 말 인근 빌라로 이사를 갔습니다.

[피해자 아들 : 이사하면서 떠나기 전에 고함을 질렀대요.

'이 XXX들아 내가 너희들 때문에 여기서 쫓겨났다 내가 가만둘 것 같냐' 그러고 갔대요.] 이사를 간 빌라에서도 주민들과 소음으로 인한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피의자.

마지막 거주하던 빌라 곳곳에서는 의문의 낙서들이 보였습니다.

[빌라 주민 : 시끄럽다고 아주 사소한 거 가지고 (주민끼리) 다툼도 자주 있었어요. 여기 사시는 분들은 그냥 피했죠.]

전문가는 피의자가 자신을 피해자로 인식하고 왜곡된 피해 의식으로 보복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건수 교수/백석대학교 경찰학부 : 나에게 고통을 줬던 사람들을 혼내야겠다는 피해망상적인 질환의 범죄가 아닌가. 모든 것들이 피해망상적으로 들리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다 가해자고 그 사람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준비를 한 거죠.]

하지만 피의자가 현장에서 사망하며 책임을 물을 사람도 없어진 상황.

[방민현/변호사 :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된 사안인데 이 경우는 무기징역 또는 징역 5년 형 이상의 선고 대상이고요. 그런데 이 사안의 경우는 피의자가 현장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종료될 예정입니다.]

몸도 마음도 크게 다친 피해자와 그 가족들..황당함과 억울함은 끝끝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 아들 : 답은 나왔잖아요. 방화 사건. 그리고 또 가해자가 사망을 했고 피의자가 안 죽고 살아있었으면 처벌받았을 텐데 일단 어머니가 많이 다치신 게 가장 억울하죠.]

** 해당콘텐츠는 AI오디오로 제작됐습니다.

(취재: 이정우, 영상편집: 김나온, 인턴: 신혜주, 제작: 모닝와이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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