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영어 사교육 광풍 속에 이른바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원) 학원비도 대폭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영어유치원 월평균 학원비는 서울이 약 136만 원, 경기도는 약 123만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5%, 10.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과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의 학원 및 교습소 등록정보, 유치원알리미, 어린이집 정보공개포털 자료를 토대로 지난달 7∼30일 서울과 경기 5개 지역(고양·안양·성남·용인·화성)의 반일제 이상 영어유치원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오늘(10일) 내놨습니다.
서울의 영어유치원 월평균 학원비는 지난해 135만 6천 원으로, 2023년(131만 원)보다 3.5%(4만6천 원) 올랐습니다.
특히 강서·양천 지역은 10.4%, 서부 지역 12.7%, 성북·강북 지역은 13.4%로 10%가 넘는 인상률을 보였습니다.
경기 5개 지역의 영어유치원 월평균 학원비는 2023년 111만 4천 원에서 2024년 122만 7천 원으로 1년 만에 11만 원 넘게 올랐습니다.
인상률은 10.1%로 서울의 3배에 달했습니다.
용인이 13.7%로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습니다.
월평균 학원비에는 월평균 교습비와 (교재) 재료비, 급식비, 기숙사비, 차량비 등이 포함됐습니다.
방과 후 프로그램 등 추가 비용은 학원비 집계에서 제외돼 실제 학부모 총 부담 비용은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걱세는 "서울과 경기 5개 지역 영어유치원 학원비를 연간으로 계산하면 1천476만 원에서 1천632만 원에 달한다"며 "유아 1명당 1천500만 원의 영어 사교육비가 지출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은 영어유치원 수는 물론 개설반 수도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나,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서울 영어유치원 수는 299곳으로, 전년 대비 34곳 줄었습니다.
개설반 수 역시 전년 대비 10개 감소한 623개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강남·서초 지역은 학원 수가 94곳에서 84곳으로 10곳 줄었음에도 개설반 수는 오히려 165개에서 181개로 껑충 뛰었습니다.
이는 사교육 수요가 집중된 강남·서초에서는 대형 학원 중심으로 영어유치원 시장 규모가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사걱세는 분석했습니다.
경기도는 서울과 상반된 흐름을 보였습니다.
2024년 기준 영어유치원 수는 119곳으로 전년 대비 3곳 줄었으나 개설반 수는 376개로 전년보다 무려 101개 늘었습니다.
특히 안양은 개설반 수가 22개에서 116개로 94개나 증가했습니다.
사걱세는 "이런 변화는 소규모 학원은 점차 시장에서 퇴출되고 경쟁력을 갖춘 대형 학원이 여러 반을 운영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일평균 교습시간을 보면 서울 영어유치원은 5시간 24분, 경기 5개 지역은 5시간 8분으로 초등학교 1·2학년 일평균 수업시간(3시간 20분)보다 2시간가량 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중학교 1학년 일평균 수업시간(4시간 57분)보다도 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