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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초식공룡의 먹이는…"장 속에 씹지 않은 식물 가득"

거대한 초식공룡의 먹이는…"장 속에 씹지 않은 식물 가득"
▲ 약 1억년 전에 살았던 거대한 용각류 초식공룡인 디아만티나사우루스 마틸다가 먹이를 먹는 모습 상상도

거대한 초식공룡인 용각류(sauropod)는 수십t에 달하는 큰 몸집을 어떤 먹이로 유지했을까?

1억 년 전 살았던 거대 초식공룡의 장 내용물 화석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다양한 식물을 거의 씹지 않고 삼켰고 소화 과정을 대부분 장내 미생물에 의존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호주 커틴대 스티븐 포로팟 박사팀은 10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1억 100만~9천400만 년 전에 살던 디아만티나사우루스 마틸다(Diamantinasaurus matildae)의 복부에서 발견된 장 내용물 화석(cololite)을 분석,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포로팟 박사는 "다양한 식물이 있는 장 내용물 화석이 발견된 것은 용각류가 초식동물이라는 오랜 가설을 뒷받침한다"며 "이들은 다양한 식물을 거의 씹지 않고 삼켰고 소화를 거의 전적으로 장내 미생물에 의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용각류는 화석이 모든 대륙에서 발견되고 최소 1억 3천만 년간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 내용물 화석은 발견된 적은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용각류는 지금까지 대부분 이빨 마모 상태, 턱 형태, 목 길이 등 해부학적 특징을 토대로 초식동물로 추론돼 왔습니다.

연구팀은 공룡들의 먹이를 밝혀내는 것은 그들의 생물학과 고대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지만 잘 보존된 장 내용물을 가진 공룡 화석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고 특히 용각류 장 내용물 화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용각류 디아만티나사우루스의 장 내용물 화석

연구팀은 2017년 호주 자연사 박물관 연구팀과 함께 퀸즐랜드주의 중생대 백악기 중기 지층인 윈턴층(Winton Formation)에서 성장기가 거의 끝난 용각류 디아민티나사우루스의 비교적 완전한 골격과 함께 잘 보존된 식물이 포함된 장 내용물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암석층 안에 있던 장 내용물 화석은 공룡 복부 부위에 국한돼 있고 광물화된 피부층과 밀접하고 일관되게 연결돼 있었습니다.

내용물 분석 결과 그 속에는 소나무 같은 침엽수 잎 조각과 꽃이 피는 속씨식물 잎, 종자 양치식물의 열매 구조 등이 발견됐으며, 겉씨식물 및 속씨식물과 일치하는 화학적 생체지표들도 확인됐습니다.

장 내용물에 이처럼 다양한 식물이 들어 있는 것은 디아만티나사우루스가 식물을 가리지 않고 먹었음을 보여주며, 식물들이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이들이 식물을 거의 씹지 않고 대량 섭취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 발견된 공룡이 성장기 끝 무렵 성체가 되기 직전인 점과 장 내용물에 새싹, 포엽, 열매 꼬투리 등이 많은 점으로 미뤄 이들이 먹이로 침엽수와 종자 양치식물의 성장 부분을 선호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포로팟 박사는 "장 속의 식물들은 절단되거나 씹힌 흔적이 없어 용각류가 식물을 한 번에 대량 섭취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한다"며 "이는 이들이 발효와 장내 미생물에 의존해 식물을 소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발견은 용각류의 초식성을 입증하는 첫 번째 직접적이고 경험적인 증거라며 다양한 높이의 식물을 거의 씹지 않고 대량 섭취하는 이런 잡식성 먹이 전략이 용각류가 1억 3천만 년 동안 생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Travis Tischler, Stephen Poropat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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