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선거 때마다 전국 투표소에는 소형 기표대와 가림막이 설치되죠. 수십억 원을 들여 만들어지지만 한 번만 쓰이고, 선거가 끝나면 대부분 바로 폐기되는데요. 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CJB 박언 기자입니다.
<기자>
청주의 한 행정복지센터 회의실입니다.
대선 때 사용됐던 소형 기표대 수십 개가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고물상 등 업체가 수거해가길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선거철이면 전국 투표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기표대와 가림막.
비밀투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한번 사용하고는 대부분 폐기 처분됩니다.
이렇게 펼쳐보면 전혀 흔들리지 않고 견고한 모습인데요.
하지만 모두 폐기 대상입니다.
다른 행정복지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스에 넣어 폐기를 준비 중이고, 아예 개봉조차 하지 않은 새 제품도 보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고, 비용 문제가 뒤따른다"고 설명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 보관 비용이 훨씬 많이 들고 기표대를 반영구적으로 쓸 수는 없으니까. 보수 비용 뭐 점검 비용 이런 제반 비용까지 하면 실질적으로 제작 비용이 훨씬 적게 될 거라고 예상해서.]
문제는 이런 일이 매 선거마다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는 41억 7천만 원,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는 23억 5천만 원, 이번 대선에는 또다시 28억 4천만 원이 기표대 제작에 쓰였습니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소형 기표대.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재사용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근혁 CJB)
CJB 박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