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6일 인도 잠 카슈미르 체납 다리 전망대에서 체납 교량을 바라보고 있다. 인도 당국에 따르면 이 다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철도 아치교다.
인도가 파키스탄과 분쟁지인 카슈미르를 연결하는 철도를 개통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번 개통식 참석을 위해 파키스탄과 무력 충돌 이후 처음으로 카슈미르를 방문했습니다.
7일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철도청은 잠무 지역 군사 도시인 우드함푸르에서 시작해 카슈미르 중심 도시 스리나가르를 지나 인도와 파키스탄의 사실상 국경선인 실질통제선(LoC) 인근 히말라야 지역 바라물라까지 이어지는 총길이 272㎞의 철도 노선을 개통했습니다.
이 노선은 카슈미르와 히말라야로 이어지는 고산지대를 연결해야 해 매우 험난한 구간입니다.
인도 철도청은 이를 위해 총 36개의 터널과 943개의 교량을 세웠으며, 총사업비만 50억 달러(약 6조 8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특히 인더스강 상류인 체납강을 가로지르는 길이 1천315m의 교량은 프랑스 파리 에펠탑(330m)보다 높은 359m 높이로 만들어졌습니다.
인도 당국은 이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철도 아치교'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찻길이 열리면서 잠무에서 스리나가르까지 이동 시간은 기존 6∼7시간에서 약 3시간으로 단축됐습니다.
이날 개통식에 참석한 모디 총리는 "오늘의 행사는 인도의 통합과 확고한 결의의 대축제"라며 "카슈미르에서 개발 활동이 멈추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기찻길이 중요한 것은 카슈미르에 대한 중앙 통제권을 강화할 수 있어섭니다.
그동안은 산악 도로나 항공편만이 유일한 연결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찻길이 생기면서 군 병력이나 화물, 관광객들이 보다 편하고 빠르게 대거 카슈미르에 접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 분쟁의 중심지입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당시 카슈미르 주민은 무슬림이 다수였고, 지배층은 대부분 힌두교도였습니다.
주민들은 파키스탄 편입을 요구했지만, 통치자는 독립 유지를 원했고, 파키스탄 지지 무장세력이 침입하자 카슈미르 지배층은 인도 편입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를 놓고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고, 결국 LoC를 경계로 파키스탄과 인도가 분할 점령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인도령 카슈미르 주민들은 인도 통치에 불만을 품었고, 지금까지도 독립이나 파키스탄 편입을 요구하는 반군 세력이 활동 중입니다.
지난 4월 카슈미르에서 벌어진 관광객 총기 테러 사건 역시 카슈미르 내 반군 세력이 벌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인도 정부는 2019년 헌법 개정을 통해 카슈미르에 대한 자치권을 철회하고 중앙 직할 지역으로 전환하는 등 이 지역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찻길 개통에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서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탈출한 이들이 집회를 열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다리를 놓고 도로를 만든다고 해서 카슈미르 사람들이 자유에 대한 요구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카슈미르인들은 인도의 강제 통치를 결코 받아들인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파키스탄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인도의 개발 주장은 전례 없는 군사 주둔, 기본권 탄압, 자의적 체포, 지역 인구 구조 변경을 위한 조직적인 시도의 현실 앞에서 공허하게 들릴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