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시진핑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관세 전쟁'을 휴전하기로 한 뒤로도 합의 이행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습니다.
통신은 "시 주석이 5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했다"고 이날 보도했습니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라는 이 큰 배의 항로를 바로잡으려면 우리가 키를 잘 잡고 방향을 잘 정해야 하며, 특히 각종 방해나 심지어 파괴(요인)를 없애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제의에 따라 양국 경제·무역 선도인이 제네바에서 회담을 열었고, 대화·협상을 통한 경제·무역 문제 해결이라는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며 "(이는) 양국 각계와 국제 사회의 환영을 받았고, 대화와 협력이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임을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고 했습니다.
시 주석은 "양국은 이미 만들어진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을 잘 이용해 평등의 태도를 갖고 각자의 우려를 존중하면서 윈윈의 결과를 쟁취해야 한다"며 "이에 대해 중국은 성의를 갖고 있고, 원칙도 갖고 있다"고 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통제 유지 등을 들어 중국이 관세 전쟁 '휴전'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의식한 듯 "제네바 회담 이후 중국은 엄숙하고 진지하게 협의를 집행했다"며 "미국은 실사구시적으로 그간 얻은 진전을 바라보고, 중국에 대한 부정적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은 외교·경제·무역·군사·법 집행 등 영역별 교류를 늘리고, 공동인식 증진과 오해 감소, 협력 강화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매우 존중하고, 미중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은 중국 경제가 강고한 성장을 유지하는 것을 낙관합니다.
미중 협력은 매우 많은 좋은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중국과 함께 협의 이행을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 유학생이 미국에 와 공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혀 최근 양국의 또다른 현안으로 떠오른 미국의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등 정책에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날 대만 문제에 대해선 "미국은 응당 신중하게 대만 문제를 처리하고, 극소수 '대만 독립' 분열 분자가 중미 양국을 충돌·대결의 위험한 지경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계속해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집행할 것"이라고 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며 "두 정상은 양국 팀이 계속해서 제네바 합의를 잘 이행하고, 조속히 새로운 회담을 여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신은 이날 통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됐음을 의미하는 '잉웨'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는 공식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3일 전인 지난 1월 17일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언론 인터뷰 등에서 취임 후 시 주석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주장했으나 중국은 취임 전인 1월 17일 통화 사실만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 중국이 제네바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와 관련해 시 주석과 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 2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주중 전화 통화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고, 미국 CNN방송은 양국 정상 간 통화가 이르면 5일 이뤄질 수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 고위급 회담에서 서로 100% 넘게 부과하던 관세를 90일간 대폭 낮추는 '관세 전쟁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합의 후 미국 측은 중국이 비관세 조치 해제를 약속해 놓고도 핵심 광물과 희토류의 수출 제한을 해제하지 않고 있다며 합의 위반을 주장했습니다.
중국 측은 합의 위반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방침 등 차별적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시 주석에 대해 "나는 중국의 시 주석을 좋아하고, 언제나 그랬으며, 항상 그럴 것이지만, 그는 매우 힘들고, 협상하기에 극도로 어렵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