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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윤에 '그 인간 자체가 싫다'던 북한, 이재명 대통령에는?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됐다는 소식을 대선 이틀 만에 보도했습니다.

탄핵 두 달 만에 치러진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내용인데요.

짧은 두 문장짜리, 굉장히 간략한 내용입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고 있는데요.

북한이 과연 호응할까요?

[이재명 대통령 (지난 4일) : 남북 간에 대화하고 소통하고 공존하면서 서로 협력해서 공존, 공동번영하는 길을 찾아가겠습니다.]

북한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 왔습니다.

[김여정 담화 (2022년 8월) :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이런 걸 보면 남한에서의 정권 교체가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교전국 관계로 고착됐다고 밝힌 2023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를 보면 남북 관계 복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 보고 (2023년 12월)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 보도 (2023년 12월) :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고 하시면서.]

여기서 민주라는 단어는 문맥상 남한의 진보 세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북한이 남한의 보수 세력뿐 아니라 진보 세력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는 게 특이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남한의 진보 세력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표시한 걸까요?

사실 북한이 남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남한으로부터 얻어 갈 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UN의 대북 제재가 엄격해지면서 이제는 진보 정권이 집권을 해도 얻어 갈 게 별로 없어졌습니다.

단적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에 남북 정상회담을 세 차례나 하면서 남북 관계가 뭔가 진전되는 듯했지만 북한이 경협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얻어 간 건 없었습니다.

그런데 남북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한류가 전파가 되면서 북한이 체제 유지 차원에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고민을 했겠죠.

남북 관계 유지해도 별로 얻어 갈 건 없는데 한류는 전파되면서 체제에 부담만 간다.

그렇다면 굳이 남북 관계를 유지할 실익이 있느냐, 이런 고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고민 끝에 북한이 남북 관계 단절이라는 초강수를 뒀다고 한다면 남한에서 정권 교체가 됐다고 해서 대남 정책을 쉽사리 바꾸지는 않을 겁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남북 관계를 북한이 적극적으로 바로 풀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는 않다. 노동신문에도 지금 이번 대선 결과를 간략하게 보도를 하고 있고, '2국가론'으로 북한은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적대국가 남한에 대해서 바로 대통령 바뀌었다고 남북 관계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는 않다.]

최근 북러 간의 밀착으로 북한이 급하게 필요한 것은 러시아로부터 얻게 되면서 남한이나 미국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이 낮아진 것도 북한의 변화를 이끌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임기가 5년이나 남아 있는 만큼 국제 정세가 변하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남북 접촉이 재개될 가능성은 열어놔야 할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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