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부총재
신흥국들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글로벌 무역 전쟁이 코로나 팬데믹보다 더 어려운 도전 과제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고피나스 수석부총재가 말했습니다.
고피나스 부총재는 5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전쟁이 개발도상국 경제와 글로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힘든 만큼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제를 지원하기가 특히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신흥국 정책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안갯속을 헤쳐 나가고 있다'는 게 고피나스 부총재의 진단입니다.
고피나스 부총재는 "팬데믹 초기 단계 때는 전 세계 중앙은행이 통화 정책을 매우 빠르게 완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이번 관세 전쟁 때는 충격이 차등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더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지만, 미국의 높아진 무역 장벽에 직면한 신흥국들의 경우 상황이 '수요 충격'에 더 가까워 보인다고 고피나스 부총재는 설명했습니다.
이 경우 신흥국에서는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를 겪게 됩니다.
팬데믹 초기에는 선진국과 중진국 할 것 없이 성장을 회복시키기 위해 금리를 대폭 인하하거나 채권 매입에 나서 이번 무역 전쟁과는 다른 양상이었습니다.
고피나스 부총재는 "(나라별로) 이런 차이가 발생하면 글로벌 금융 조건이 긴축될 수 있으며, 신흥국은 이런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 국가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두 달간 신흥국의 통화와 주식은 대부분 반등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는 4월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일 이후 저점 대비 약 20% 상승했습니다.
멕시코 페소화와 한국 원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도 이 기간 5% 이상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신흥국에서 파괴적인 자본 유출 위험이 증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상대적 경제 전망과 글로벌 위험 심리가 악화할 경우 많은 신흥 시장이 자본 유출 위험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는 통화 평가절하 압력과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