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오늘(5일),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건과 관련해 가입자의 번호 이동 위약금 면제를 요구하기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시도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오늘 오전 10시, 최 회장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을 찾았지만,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SK그룹 측에선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나와 이 의원을 응대했습니다.

이 의원은 "최 회장이 지난달 27일에도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아 오늘 다시 요청했다"며 "SK텔레콤 차원에서 처리하기 힘든 것 같아서 최 회장을 만나 그룹 차원의 결단을 요구하기 위해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이어 "청문회하고 한 달이 넘었는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 시간 끌기"라며 "최 회장이 그룹 차원의 결단을 내려 SK텔레콤이 신뢰를 회복하는 게 SK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유 사장은 "최 회장은 다른 일정으로 있지 않다"며 "이 부분은 최 회장이 아니라 저와 이사회가 결정할 부분이다. 양해해달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책을 준비하고 있으니 시간이 되면 말하겠다"며 "유심 교체나 찾아가는 서비스로 고객 보호 활동 조치를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의원은 최 회장과의 면담이 불발된 이후 기자들과 만나 "SKT는 이용자의 약 10%가 번호 이동을 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러면 약 2천400억 원 정도 위약금 면제 비용이 발생한다"며 "하지만 SKT가 올해 1분기에 올린 영업이익만 2천674억 원이고, 지난 한 해는 1조 8천억 원이 넘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기업이 돈 때문에 위약금 면제를 하지 못한다는 건 말 그대로 소탐대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또 "SK가 시간을 끌면 국민들도 잊으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조치를 통해 번호 이동 위약금 면제를 끝까지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