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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 절대 안 잊는 트럼프…머스크 '돌아오지 않는 다리' 건너나

모욕 절대 안 잊는 트럼프…머스크 '돌아오지 않는 다리' 건너나
▲ 일론 머스크(왼쪽),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 4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퍼스트 버디'라고 불릴 정도로 가까웠던 머스크에 대해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머스크가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는 감세 법안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앞서 머스크는 다양한 감세정책을 담은 이 법안에 대해 "역겹고 혐오스럽다"면서 SNS를 통해 법안 부결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머스크는 법안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반드시 낙선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쳤습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당이지만 반란표가 4표 이상 발생하면 법안이 부결됩니다.

이 같은 머스크의 공격적인 태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백악관 참모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가 앞으로도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라며 "트럼프는 용서는 할 수 있어도 모욕은 잊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이후 자타가 공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정부효율부를 떠나는 머스크에게 고별식까지 열어줬습니다.

다만 머스크는 이전부터 감세 법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필요한 재원 확보 차원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근거한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한 것이 테슬라의 사업에 타격이 됐기 때문입니다.

미 항공우주국 국장 지명자 재러드 아이작먼의 지명을 철회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작먼은 2020년 말부터 스페이스X의 투자자로 머스크와 인연을 맺은 억만장자로, 머스크의 천거로 NASA 수장으로 지명됐습니다.

그러나 백악관은 지난달 말 연방 상원의 인준 표결만 앞두고 있던 아이작먼의 지명을 철회했습니다.

아이작먼이 과거 민주당에 기부한 전력 때문에 지명을 철회했다는 것이 백악관의 설명이었지만, 머스크는 이 같은 조치에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도 "머스크는 아이작먼의 지명 철회를 분명히 모욕이라고 느꼈을 것"이라며 "그래서 지금 이 같은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백악관의 다른 조치에도 불만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머스크는 연방 정부가 항공 통제 시스템에 자신이 경영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사용하기를 바랐지만, 이해충돌 우려 탓에 무산됐습니다.

또한 머스크는 현행법상 연간 130일까지로 제한된 연방정부 '특별 공무원' 자격을 연장하려고 했지만, 백악관의 반대에 막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일부 참모들과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등 백악관 내부에 반대편도 적지 않았습니다.

머스크가 특별 공무원 자격을 연장해 정부효율부 수장 역할을 이어 나가려고 한 이유는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통해 1조 달러의 정부 지출을 삭감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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