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KRX 한국거래소
주식처럼 증시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인 상장지수펀드(ETF)의 국내 순자산총액이 2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2002년 국내에 처음 ETF가 도입된 지 약 23년 만에 거둔 성과입니다.
오늘(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된 ETF들의 순자산 총액은 201조 2천845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직전 거래일(2일) 199조 1천531억 원보다 2조 1천314억 원이 증가했습니다.
ETF는 지난달 중순 종가 기준 순자산 197조 원을 넘어서 곧 2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한동안 190조 원 후반대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대통령선거 다음 날인 4일 새 정부의 경기 및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가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ETF도 순자산 200조 원 문턱을 넘길 추력이 더해졌습니다.
국내 ETF 시장은 2002년 10월 코스피200지수를 토대로 한 상품 4종(순자산총액 3천552억 원)이 출시되면서 첫발을 뗀 뒤 21년 만인 2023년 6월 순자산 100조 원을 넘겼습니다.
뒤이어 2년 만에 순자산총액이 두 배로 불어난 셈입니다.
ETF는 주식처럼 편하게 매매할 수 있으면서도 통상 개별 종목 주가가 아닌 주가지수를 따르는 '패시브' 성격이 강해 안정성 면에서 주식보다 유리합니다.
또 운용보수 등 비용도 공모펀드보다 저렴해 2019년 코로나 이후 빠르게 '국민 재태크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상품 다변화로 미국 우량주,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단기 채권, 고배당주 등 여러 자산 기반의 ETF가 매매되고 있고, 특히 작년에는 파생금융기법(콜옵션)으로 하락장에서도 일정 수익을 내는 '커버드콜' ETF의 성장이 두드러졌습니다.
4일 기준 국내에 유통되는 ETF는 984종입니다.
그러나 ETF 시장의 양적 성장에 걸맞은 안정적인 제도 정착에 대한 고민도 작지 않습니다.
맹목적 수수료 인하 등 '제살 갉아먹기' 경쟁을 지양하고, 퇴직연금·개인연금에 ETF를 연계해 장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는 작업이 업계의 대표 과제로 꼽힙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