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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가자지구 휴전결의안 또 무산…미국 거부권 행사

유엔 안보리, 가자지구 휴전결의안 또 무산…미국 거부권 행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채택이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불발됐습니다.

안보리는 4일(현지시간) 중동 상황 의제로 회의를 열어 10개 회원국이 제안한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습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한국을 포함한 14개국이 결의안에 찬성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안은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합니다.

도로시 셰이 주유엔 미국대사 대행은 이날 표결에 앞서 "미국은 하마스를 규탄하지 않고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가자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 어떤 조치도 지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왔다"면서 "이번 결의안은 현실을 반영하는 휴전에 도달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훼손하고 하마스를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에 머물도록 할 수 없다며 무조건적인 휴전이나 영구적인 휴전 요구를 거부해 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두 달간의 휴전을 종료한 이후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들의 석방도 추진하면서 가자에서의 군사작전을 재개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의 휴전 1단계가 성과 없이 끝나 공격을 재개한 3월 초부터 2개월이 넘도록 하마스가 구호물품을 탈취해간다는 이유로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물자 반입을 전면 봉쇄해왔습니다.

오랜 봉쇄로 가자지구 기근이 임박하고 인도주의적 구호를 재개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자 이스라엘은 미국과 함께 유엔의 구호품 배분 체제를 대체할 가자인도주의재단을 설립하고 지난달 27일 첫 구호품 배급을 개시했습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 발생이 이어지고 이스라엘과 미국 주도의 구호품 배급 과정에서 큰 혼란이 빚어져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열렸습니다.

이날 안보리 표결을 앞두고 톰 플레처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성명을 내고 기존 구호지원 체계를 갖춘 유엔과 구호단체들이 가자 주민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구호품 지원 통로를 열어 달라고 이사국들에 호소했습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와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1일에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구호품 배급소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31명이 숨지고 176명 이상이 다쳤으며, 지난 3일에도 라파의 배급소 인근에서 구호품 배급을 기다리던 주민 27명이 사망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를 부인했지만, 경고사격을 무시하고 진지에 접근하는 '수상한 사람들'을 향해 발포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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