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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윤 계엄 선포 장소서 브리핑…"아무도 없어 무덤 같다"

이 대통령, 윤 계엄 선포 장소서 브리핑…"아무도 없어 무덤 같다"
▲ 이재명 대통령, 정부 첫 인선 발표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던 장소에서 새 정부의 첫 인선을 발표하며 5년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쯤 대통령실 브리핑룸(회견장)에 등장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에 관한 인선을 직접 발표했습니다.

짙은 남색 정장에 '통합'을 상징하는 줄무늬 넥타이 차림이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한 채 이 대통령의 발표에 배석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서는 자리인 만큼 회견장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내외신 취재진으로 붐볐습니다.

이 브리핑룸은 파면당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곳으로, 이곳의 문이 열린 것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26일 유혜미 전 저출생대응수석이 저출생 추세 반등 관련 브리핑을 한 이후 98일 만입니다.

다만,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던 정무직 공무원은 물론, 파견직 공무원도 모두 원소속 부처로 복귀한 탓에 브리핑룸을 제외한 대통령실 청사는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대통령도 인선 발표를 시작하기에 앞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 제공해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고 황당무계하다"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또 "결재할 시스템이 없다. 그래서 손으로 써서 지장을 찍어야 할지, 지장을 찍으려니 인주도 없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고민"이라며 "직업 공무원을 전원 복귀시킨 것 같은데, 곧바로 원대 복귀를 명령해서 전원 제자리로 복귀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농담을 곁들인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했으나, 국정의 연속성을 고려하지 않은 전 정부의 인사 조처를 지적한 것으로 읽힙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황인권 신임 대통령경호처장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대통령 출근한다고 길 너무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침에 출근하는 데 불편하고 사실은 안 좋았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출신인 강유정 신임 대통령실 대변인과 위성락 신임 안보실장을 향해서는 "사퇴하셨는데 임명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정문 게양대에는 봉황기가 두 달 만에 다시 올라왔습니다.

봉황기는 우리나라 국가수반의 상징으로 대통령 재임 기간 상시 게양되는데,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되면서 지난 4월 4일 이후로 게양되지 않았습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당일 운영이 중단된 대통령실 공식 홈페이지는 아직 열리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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