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 이렇게 세 나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한민국의 새 정부 출범을 그러면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지금부터 미국과 중국, 일본을 차례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먼저 미국 워싱턴으로 가보겠습니다.
김용태 특파원, 미국에서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공식 입장 자세히 전해주시죠.
<김용태 특파원>
미국은 먼저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14번째 대통령에 당선된 걸 축하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식적으로는 21대 대통령이지만, 미국은 인물 중심으로 숫자를 센 것으로 보입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면서 안보와 경제, 민주주의를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을 계속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예상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백악관 관계자가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개입을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선 관련 입장에 중국 견제 메시지가 들어간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사실상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 중국과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라고 간접적인 압박을 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지금 미·중은 무역 전쟁을 비롯해 충돌을 거듭하고 있고, 미 국방장관은 아시아 동맹국을 향해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말라고 공개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런 배경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 앞서 저희가 전해드렸는데, 여기에 대해서 혹시 미국 쪽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까.
<김용태 특파원>
미국은 이제 아침 7시 38분 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2~3시간 안에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공식 예고는 없는 상태입니다.
통화가 이뤄진다면 역시 관세 문제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미국은 오늘 철강 알루미늄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렸습니다.
또 한국시간 내일까지 무역 상대국에게 최상의 안을 제시하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상호관세 협상 시한이 1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재명 정부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주한미군 태세 조정 같은 안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우리로서는 미국의 반응이 관심일 수밖에 없는데, 백악관 래빗 대변인은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질문에 준비된 게 있다며 자료를 찾다가 결국 못 찾고 그냥 넘어가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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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중국 베이징으로 가 보겠습니다.
정영태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축전을 보냈던데요. 그 내용부터 먼저 전해주시죠.
<정영태 특파원>
시진핑 주석은 주한중국대사를 통해 우리 정부에 전달한 축전에서 한국과 중국이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동반자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중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면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양국이 수교의 초심과 상호이익이라는 목표를 지켜가자고 밝혔습니다.
최고위급에서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 들어 거세지는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도 양국이 좋은 관계를 유지해 각자 국익을 챙기자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앞서 전해드린 거처럼 미국이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개입을 우려한다고 하자, 여기에 대해서 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어요.
<정영태 특파원>
중국 정부는, 어느 나라 내정에도 간섭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을 향해서 '이간질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들어보시죠.
[린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국에 충고합니다. 중국을 억측하는 오래된 나쁜 습관을 바꾸고, 중한 관계 이간질을 중단하십시오.]
관영매체들도 미국에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외교는 한국의 국익을 증진하지 못한다며 지난 윤석열 정부 시기 양국 관계가 최저점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외교를 강조해 온 만큼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올가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위해 11년 만에 방한할 가능성이 큰데, 양국 정상 회담도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당분간 새 정부 외교정책을 주시하면서 한한령 일부해제 같은 관계 개선책도 적극 내놓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속에 새 정부가 외교 정책을 어떻게 구체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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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중국 반응 살펴봤고 이어서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도쿄 특파원이 연결돼 있습니다.
문준모 특파원, 우리나라의 대선을 일본에서도 굉장히 관심 있게 지켜봤을 것 같은데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문준모 특파원>
이시바 일본 총리는 한국 민주주의의 결과라며 축하 인사를 전했습니다.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란 걸 언급하면서 양국 정상이 정기적으로 오가는 '셔틀 외교'와 조속한 한일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시바/일본 총리 : 한일 정상회담은 가능한 한 조속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셔틀 외교'의 중요성은 한국에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어로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적기도 했는데요.
이 대통령이 과거 일본에 비판적 발언을 했던 것에 대해서는 "대선 과정에선 일본을 '중요한 파트너'라고 했고 일본을 좋아한다고도 했다"고 두둔했습니다.
<앵커>
겉으로는 정상 외교가 복원되기를 기대하는 모습인데, 한편으로는 한일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을 것 같다, 이런 경계심도 있다면서요.
<문준모 특파원>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 외교'를 강조하고 있는 동시에, 과거사와 영토 문제에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새 정부 외교 기조에 대해 일본 정부 안에는 '경계'와 '낙관'이 뒤섞여 있다고 아사히 신문 등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강제징용 해결을 위해 제3자 변제방식을 제시하며 관계 개선을 추진했던 전 정부와 달리 이재명 정부가 다시 강경 기조로 돌아서지 않을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가 조속한 관계 회복을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의 외교 정책을 좀 더 관망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국 관계 개선에서는 일본 호응도 관건입니다.
지난해 일본 정부의 무성의한 대응으로 한국 대표 없이 반쪽으로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이 올해 또 열리는데, 일본이 이번엔 어떤 자세로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