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하는 이재명 당선인과 김혜경 여사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충북 충주가 이번엔 '충주의 사위' 이재명을 택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은 오늘(4일) 21대 대선 개표 마감 결과 충주에서 46.04%를 획득하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5.19%)를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초반에는 이 당선인이 소폭이라도 앞서는 형국이었으나 중반부터 줄곧 김 후보가 승기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막판에 이 당선인 표가 쏟아지면서 승부가 뒤집혔습니다.
충주는 진보 진영 후보에게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은 곳이기 때문에 이번 개표 결과는 이변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 지역에서는 13∼20대 대선에서 2차례(16대·19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수 정당 후보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대선만 봐도 윤석열 후보가 51.8%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43.2%)를 따돌리면서 보수 강세 지역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런 표심은 충주시장과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현 국민의힘 이종배(충주) 국회의원은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충주시장 재선거에서 당선됐고, 2014년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내리 4선을 했습니다.
국민의힘 조길형 시장도 3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충주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것은 2010년(우건도 후보)의 일입니다.
지역정가는 이 당선인이 승리를 일군 배경으로 우선 유권자층의 변화를 꼽습니다.
충주지역 여러 산업단지에 기업체가 잇따라 입주했고, 이와 맞물려 청년 인구도 점진적으로 유입되면서 정치 지형에서 보혁 균형이 맞춰졌다는 것입니다.
또 보수 독점 정치에 대한 일각의 피로감이 존재하는 상황과 맞물려 "충주의 사위를 잘 봐달라"는 이 당선인의 거듭된 호소가 먹혔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충주시 산척면 송강리 대소강마을은 이 당선인 장인이 살았던 동네입니다.
이 당선인은 20대 대선을 7개월가량 앞둔 2021년 8월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대소강마을을 찾아 장인이 살았던 집터를 둘러봤고, 이듬해 2월 대선 후보로 산척면을 찾아 "충청의 사위, 산척의 사위가 왔다"며 주민들에게 큰절하기도 했습니다.
당 대표 시절인 지난해 3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 충주를 찾아 "충주의 사위 이재명 대표를 생각해서라도 꼭 (김경욱 후보를) 당선시켜 달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이번 주 충주 유세 현장에서 "사위가 충청도에 선물도 자주 드려야 되는데, 우리는 고속도로 이런 것은 못 드리고 우리 충청이 균등하게 다시 희망을 가지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리겠다"며 '처가 동네'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민주당 충주지역위원회 관계자는 "이 당선인이 충북과 충주를 방문할 때마다 '충주의 사위', '처가 동네'라며 각별한 애정을 보여준 것이 닫혔던 충주 유권자들의 마음을 연 것 같다"고 활짝 웃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