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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만급' 우크라이나 공격에 트럼프 침묵…지지층 "긴장만 고조"

트럼프(사진=AP, 연합뉴스)
▲ 트럼프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의 전략폭격기 40여 대를 파괴한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미국 극우 성향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은 작전의 성과를 폄훼하거나 의도를 의심하는 음모론을 활발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그동안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평가절하해 온 MAGA 세력이 이번 작전에 대해서도 냉소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지난 1일 러시아 본토의 공군기지 4곳을 드론으로 공격해 약 70억 달러(약 9조 7천억 원) 규모의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드론을 미리 러시아 내로 밀반입한 뒤 화물 트럭으로 위장한 차량에 보관하다 작전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전 검토하는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장(사진=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 제공,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이 작전 준비하는 데 18개월이 소요됐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과 서방 언론은 이 작전이 러시아에 '진주만 습격'과 비견될 만한 타격을 안겼다며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1941년 12월 '난공불락의 요새'로 여겨졌던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해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MAGA 세력들은 이번 작전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자극한 결과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미국의 개입 우려를 키운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의 신봉자인 댄 콜드웰은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은 이번 (우크라이나의) 공격에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러시아의 전략 핵무력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해서도 직간접적 지원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번 작전 결과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직접 맞붙을 위험이 커졌다"고 했습니다.

MAGA 지지자이자 인플루언서 찰리 커크도 아예 "미국이 이 공격에 아무런 관련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이번 작전을 미국에 먼저 알리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MAGA 세력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MAGA 성향 인플루언서 잭 포소비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 출신 스티브 배넌이 진행하는 극우 성향 정치 팟캐스트 '워룸'에 출연해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우크라이나의 작전에 관여했다는 음모론을 거론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작전 내용을 알리지 않고 18개월 전 당시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만 작전 개요를 알린 것 아니냐는 취지입니다.

악시오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서는 MAGA 세력이 상대적으로 침묵을 유지하다가 이번 '거미줄 작전'에 대해서는 비교적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도 꼬집었습니다.

(사진=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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