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선 후보 토론회 모습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TV 토론회가 막말·비방으로 비판받은 가운데 누리꾼들이 23년 전 대선 토론회 영상을 소환하며 '품격'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오늘(2일) 현재 유튜브에는 '지금과 달랐던 품격 있는 토론'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1분짜리 쇼츠가 조회 수 1천200만 회를 기록 중입니다.
해당 영상은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출연한 토론회 영상을 짧게 편집한 것입니다.
영상에는 두 후보자가 행정수도 이전을 주제로 주장과 반박, 재반박을 나누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노 후보는 수도 과밀을 근거로 수도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으로 인한 혼란이 우려된다고 반박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원색적인 네거티브 대신 양당 후보가 상대의 말을 귀담아들으며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모습이 현재와 대조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튜브 이용자 '이***'는 "서로 비꼬거나 말 끊는 것이 없어 힐링된다"고 적었고, '잉***'는 "질문과 답변 속 각자 입장이 분명하게 느껴지고, 딴지 거는 것 없이 경청하는 모습이 너무 건강하다"고 남겼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 'ns***'는 "정치의 방향은 달라도 토론 자체가 품격있다"고 했고, 'Si***'는 "서로가 반론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설명해나가는 것이 얼마나 (토론을) 준비했는지 보인다"고 했습니다.
해당 토론회를 쪼갠 다른 쇼츠도 높은 조회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금 개혁에 대한 토론이 담긴 쇼츠는 약 205만 회, 시장 개방에 대한 여야의 초당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 전 후보의 주장에 노 전 후보가 전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약 85만 회를 기록 중입니다.
유튜브 이용자 '옳은**'는 "20년 후 토론이 아니라 20년 전 토론이 맞나"라고 적었고, 또 다른 이용자 'Lr***'는 "대선 토론 보다가 스트레스 받아서 힐링하러 왔다"고 적었습니다.
직장인 이 모(33) 씨는 "매년 대선 토론회는 다 챙겨보는데 올해는 1·2차 토론회까지 본 뒤 3차 토론회는 보지 않았다"며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 대신 서로 비방만 이어가니 볼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이어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으로 각 정당이 고소와 맞고소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과거 영상을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며 "한국 정치가 퇴보했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