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욕탕
목욕탕에서 손님 때를 밀며 한 푼 두 푼 모은 지인의 노후 자금을 가로챈 7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김상곤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71)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A 씨는 2023년 5∼7월 지인 B 씨에게 44차례에 걸쳐 빌린 1억 6천여만 원을 갚지 않은 혐의로 법정에 섰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300만 원을 빌려주면 열흘만 쓰고 이자 10%를 쳐서 갚겠다"고 B 씨와 거래를 트고는 제때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빌리는 금액이 커졌고 결국에는 B 씨의 수중에 있는 현금 대부분을 가로챘습니다.
조사 결과 A 씨는 2018년에도 다른 지인에게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돈을 빌려주면 매달 50만 원씩 이자를 주겠다"며 1천800여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으나 A 씨는 처벌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피해자는 목욕탕에서 남의 때를 밀면서 푼돈을 모아 사는 사람"이라며 "피고인은 본인 형편에 맞지 않게 많은 돈을 빌려 선량한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꾸짖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원금 일부와 이자를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형량을 8개월 줄여줬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