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결승전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였던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가 중국의 양류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뒤 메디컬 체크하고 있다.
올림픽 복싱을 관장하는 새 국제기구 '월드 복싱(World Boxing)'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66㎏급 금메달리스트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에게 유전자 검사를 요구했습니다.
AP통신은 오늘(1일) 월드 복싱이 국제대회 출전 선수 전원에게 성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칼리프도 검사를 통과해야만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월드 복싱은 "칼리프가 이달 7일부터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열리는 복싱컵에 출전하려면 성별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새로운 성별 정책의 일환이며, 모든 참가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칼리프는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린위팅(대만)과 함께 성별 논란 속에 여자 복싱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앞서 올림픽 복싱을 관장하던 국제복싱협회(IBA)는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이 '명시되지 않은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출전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비리와 논란으로 러시아가 주도하는 IBA가 올림픽에서 퇴출되자, IOC는 기존 기준인 '여권상의 성별'에 따라 두 선수의 파리올림픽 출전을 허용했습니다.
두 선수는 파리올림픽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며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불공정 경쟁이라며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AP통신은 "칼리프는 2028년 LA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에인트호번 복싱컵을 통해 복귀를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와 선수가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월드 복싱은 각국 연맹으로부터 성별 자격 기준을 명확히 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월드 복싱은 18세 이상 선수에게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방식의 유전자 검사로 출생 시 염색체 기준 성별을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했습니다.
여성 부문 출전을 희망하는 선수에게서 남성 염색체가 확인되면, 검체는 독립 전문가에게 전달돼 유전자와 호르몬, 해부학, 내분비학적 특성을 정밀 분석하게 됩니다.
성별 검사는 각국 복싱 연맹이 시행해 월드 복싱에 결과를 제출해야 하며, 선수는 결과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 종목 중 성 감별 유전자 검사를 도입한 것은 세계육상연맹에 이어 월드 복싱이 두 번째입니다.
세계육상연맹은 서배스천 코 회장의 방침에 따라 가장 엄격한 성별 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사춘기 동안 남성 호르몬 영향을 받은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경기 출전을 금지했고, 올해 초부터는 여성으로 출생했더라도 남성 수준의 자연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지닌 선수에 대해서도 출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