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자정 부산광역시.
한 여성이 문닫힌 귀금속 가게 앞을 서성입니다.
20여 분 동안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담배를 피우던 이 여성, 무언가 결심한 듯 갑자기 가방에서 커다란 절단기 하나를 꺼냅니다.
가게가 위치한 곳은 부산에서 번화한 귀금속 거리로, 지하철역과 가까워 늦은 시간에도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입니다.
하지만 여성은 주변 시선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 10여분 간 철제 셔터를 열심히 자릅니다.
[건물 관계자 : 여기가 공사하는 장소가 아닌데 갑자기 절단기를 꺼내니까 뭐 하는 거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사람이 지나가면서 보고 있는데도 계속 침입을 시도한다는 자체가…]
몸을 굽히면 들어갈 수 있을 만한 작은 틈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성공한 이 여성.
하지만 바로 뒤에는 유리문이 또 있었고, 근처에는 금은방과 계약된 보안 초소까지 운영 중이었습니다.
[건물 관계자 : 여기서 30m 거리에 보안업체 초소가 있거든요. (곧 출동할텐데) 그분이 어떤 생각이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저는 '일부러 잡혀가려는 건가'란 느낌도 들었어요.]
결국 지나가던 시민의 신고로 약 5분 만에 경찰이 출동했고, 해당 여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범행 내내 보였던 느긋한 모습의 여성은 경찰에 검거되는 순간에도 저항 없이 여유로웠습니다.
[경찰 관계자 :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금을 훔치려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현재는 현행범 체포되어 유치장에 입감되어 있어요. 구속 영장을 신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절단기까지 준비하는 등 계획적인 모습이었지만 실제 범행은 우발적으로 보일 만큼 치밀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미선 교수/동양대학교 경찰범죄심리학과 : 굉장히 발각의 우려가 높은 상황이었거든요. 발각될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갖거나 혹은 뭔가 주의하는 모습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요. '자신이 부각돼도 어쩔 수 없다'라고 일종의 자포자기한 상태라 추정이 됩니다.]
(취재 : 조아현, 구성 : 인턴 신혜주, 영상편집 : 김수영, 디자인 : 김보경, 제작 : 모닝와이드3부)
* 해당 콘텐츠는 AI오디오로 제작됐습니다.